< 천자칼럼 > 6공화국과 북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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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포격을 시작할까요?" "아니야,후미가 숲속에서 다 나올때까지 기다리게" 잘 인용되는 나폴레옹과 막료 하나와의 대화이다. 한.중수교는 물론이루어져야하는 일이었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이것이 가까운 장래에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서울 외교가의 상식과 같은정보였다. 그런데 왜 이시기에 이제 정권이양을 얼마 앞두지 않은 때에이루어져야 했는가?앞으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은,그리고 이해관계는 어떻게되는가?이제 우리는 6공 정부의 가장 큰 업적이라는 북방외교가 대단원을내렸다고 속으로 축하하면 되는 것인가? 외교의 묘는 자신의 활동영역과 선택의 여지를 최대한으로 확보하는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한.중수교는 우리의 운신폭을 넓혀주는것인가?오히려 제약하는 것인가?중국은 10월로 예정된 노대통령의 방중바로 다음달에 김주석부자를 북경에 오도록 초청해놓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일본천황의 방문도 물론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극도로 사이가 나빠진 옛 우방 둘을 등에 두고 북방의 신수교국 둘과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 손에 남아 있는 패는 무엇인가?우리가 쓸수 있는 수는 몇가지나되는가?중국은 정권이양 불과 수개월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중수교를추진함으로써 실리와 함께 더 유연한 외교적 입지를 확보한 것이다. 북한남한 대만,그리고 물론 일본과 소련에 대해서도 중국의 입장은 훨씬유리해진 셈이다. 그 반면 한국은 중국에 대해서 쓸수 있는 패 하나를거의 영구히 잃어버린 셈이다. 그 사이 대만은 한국에 상당한 경제적인양보를 해왔다. 이것은 한.중수교의 불가피성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시기와 형태의 변수를 노린 것이었다.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를 차기정권에넘기더라도 조금 더 게임을 하면서 "후미가 숲속에서 다나올때까지"기다려야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