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사설(18일) - II > 버밍엄선언과 EC통합의 장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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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공동체(EC) 12개회원국 정상들이 지난16일 채택한 "버밍엄선언"은유럽통합의 장래와 관련해서 다음 3가지 점을 7억2,000만 "유럽시민"은물론 전세계에 확인해 주었다. 첫째,영국이 빠진 유럽통합은 불가능하다. 둘째,회원국의주권(Sovereignty)에 손상을 가하는 통합노력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셋째,마스트리히트조약의 비준을 포함해서 이 조약에 담긴 통화통합및정치동맹의 실현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되었다고 할수있다. 의장국인 영국의 제의로 긴급소집된 이번 정상회담은 독일의 고금리정책을둘러싼 회원국간의 갈등,그때문에 촉발된 지난달 중순의 유럽통화위기와영국 이탈리아화폐의 환율조정체계(ERM)이탈,마스트리히트조약비준을 위한프랑스국민투표의 근소한 차이가결등 일련의 사태로 이어진 유럽통합위기의수습이 목적이었다. 회담에 앞서 역내에서는 "소통합" 또는 "2원속도통합"구상등이 나돌았는데버밍엄선언은 그와같은 구상에 쐐기를 박고 "일괄통합"에 합의함으로써회담이 의도했던 목적은 일단 성취한 셈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면서집행위원회를 포함한 EC기구활동과 권능의 "보조성원칙"을 강조함으로써EC기구의 과도한 권한집중과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버밍엄선언으로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는 예정보다 늦어질게분명해졌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정가능성도 없지않다. 내년 의장국은벨기에와 덴마크로 이어질 예정인데 어차피 독일 프랑스 영국 3강의 합의와조율을 통해서만 진전이 가능할 것이다. 유럽통합의 장래는 결국 태동중인 신국제질서의 향방과신규회원가입협상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다만 단일통화및 정치통합과별개로 단일시장통합만은 예정대로 실현될 것임을 우리는 유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