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면 톱 > `일류화상품`제도 겉돌고 있다

일류화상품제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유망수출상품의 세계화를촉진하기위한 이 제도가 정부의 지원미흡과 업체들의 노력부족으로 시행5년여만에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방 도자기등 27개품목 60개사가세계일류화업체로 지정돼 있으나 이들 업체 대다수가 수출확대와고유브랜드를 통한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것이다. 특히 지난 12일 대표적인 일류화상품업체인 낫소(대표 송재문)의부도발생은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낫소의 부도는 정부의 일류화업체에 대한 명목적인 지원이 한계를 드러낸것이라고 업계는 주장하고있다. 일류화업체 60개사에 대한 올해 지원자금규모가 12억원정도로 태부족하고지원행정절차또한 복잡하다는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테니스공등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수출액1천1백만달러의 70%를 자기상표로 내보낼 정도로 선도적인일류화상품업체였다. 특히 지난 20년동안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인 미국의 윌슨과 펜,영국의슐레진저,던롭등에 맞서 세계테니스볼 브랜드인지도에 있어 세계4위를유지해왔다. 40여개국에 상표를 등록하고 80개국에 대리점을 갖고 있을 정도다. 이 회사가 이번에 부도를 낸 것은 국내인건비급등에 따른 채산성악화와자기상표제품수출확대를 위한 과잉투자가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인건비부담을 덜기위해 인도네시아에 현지공장을 건설,작년 하반기부터가동에 들어갔으나 급랭하는 국제경기와 금융비용과다로 어려움을겪어야했다. 또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기위해 연간 약 30억원을 광고비로 쏟아넣어경영난을 부채질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낫소에 한하는것이 아니라 대부분의일류화지정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있다. 태원 진웅 청산등 상당수 일류화업체가 의욕적인 자기상표 수출전략을펴지못하고 있으며 브랜드수출비중도 10%를 밑돌고있다. 60개 일류화업체의 지난해 대상품목수출은 27억3천8백만달러로 이중34.4%만이 자기상표로 수출됐다. 그만큼 브랜드수출이 힘들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이들 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미미하다. 이들 기업의브랜드홍보 해외전시회참가등을 위해 올해 책정된 예산 12억원은 업체당평균 2천만원에 그치는 액수다. 세계일류화의 열쇠인 브랜드홍보에만 업체당 최소한 수십억원이 필요한데이같은 정부지원은 아무런 도움이 될수 없는것. 낫소의 경우 지난해 국제전시회참관에 따른 항공료와 상표등록지원으로3백만원만을 지원받았을 뿐 올해는 지원액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현지대리점을 통해 4만달러정도의 광고를 했어도 한푼의 지원도 받을수없었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관련업체들에도 문제는 있다. 당장의 경영난타개에만 신경을 쏟을뿐새로운 디자인이나 기술개발,브랜드이미지제고는 등한히 하고 있어서이다.업계는 이번 낫소부도사태를 계기로 일류화사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지적을 강하게 제기하고있다. 특히 일류화업체 60개사중 73%인 44개사가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과감한정책적 지원기반이 차제에 이뤄져야 한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