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좌대출 감소...한은, "시중돈 금리쫓아 이동극심"

3.26금리인하이후에도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여전히 부진,설비투자회복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반면 시중 여유자금은 은행 금전신탁과 단자사 어음관리계좌(CMA)로 몰려 돈이 고금리를 찾아 금융상품간에 빈번히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26금리인하조치이후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국내 은행들의 상업어음할인과 무역금융은 모두 11조9천6백55억원과 2조6천9백22억원으로 3월말보다 각각 5백62억원과 2천1백29억원이 늘었으나 당좌대출은 7조3천2백75억원으로 오히려 2천5백69억원이 줄어들었다. 당좌대출이 줄어든 것은 최근 시중의 자금사정이 매우 좋은 탓도 있지만 기업들의 시설자금 수요가 늘어날 때는 곧바로 당좌대출로 이어지는 것이 통례인 점에 비춰 볼때 기업자금 수요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부 은행에서는 당좌대출 수요의 격감에 따라 남아도는 돈을 활용하기 위해 거래기업들에 대해 업체별 적용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당좌대출을 일으키도록 권유하는등 금리세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단자사도 기업자금 수요부진과 금리인하에 따른 수신 경쟁력 약화로 여유자금이 크게 줄어 어음할인액이 이달들어 10일동안에만 5천4백47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3.26 금리인하조치"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은행 금전신탁으로 여유자금이 몰려 3월들어 금리인하 직전인 25일까지는 수탁고가 하루 평균 8백93억원씩 늘었으나 3월26~4월10일 사이에는 1천2백27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고 CMA는 10억원에서 1백8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3월들어 금리조정전까지는 하루 평균 2천5백95억원과 1천2백91억원씩늘어났던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단자사의 어음매출은 26일 이후 증가폭이 각각 2백80억원과 1백15억원으로 현저히 둔화됐고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1천3백24억원 증가에서 1천3백17억원 감소로 반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