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역흑자 감축위한 협상 3개월내 갖기로...미-일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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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최완수특파원]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미야자와 기이치일본총리는16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무역흑자감축을 위한 협상을 3개월이내에 갖는 한편 1년에 두번씩 정상회담을 열어 두나라간 무역문제를 협의키로 합의했다. 클린턴대통령은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간에 여전히 견해차가 있었다"고 회담결과를 설명하면서 "미국은 개별산업에 초점을 맞춰 개별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무역방식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야자와총리는 "일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관리무역이나 일방적인 위협에 의해 달성될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미국은 자유무역체제아래 경쟁력강화와 수출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미국이 일본총리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실컷두들겼다는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면서 미.일관계 역시 질적인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확인해주고 있다. 2차대전이후 유지돼 왔던 안보중심의 동맹관계에서 경제중심의 갈등관계로 미.일관계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클린턴은 이를 냉전체제몰락이후의 새로운 동반관계구축이란 우회적인 용어로 표현했다. 정상회담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공동성명도 발표되지 않았고 기자회견석상에서도 클린턴은 시종일관 직설적이고 강경한 어조로 일본의 무역흑자와 시장폐쇄성을 공격, 미야자와총리의 안면을 몰수했다. 서방의 한 기자는 우람한 체구의 클린턴과 그 옆에 왜소한 체구로 서있는 미야자와총리의 모습이 이번 회담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고 빗댔다. 미야자와총리가 선물보따리로 준비해온 1천1백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도 클린턴의 한마디로 생색내기가 무색했다. 클린턴은 이를 내수촉진을 위한첫 조치에 불과하다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면서 일본이 계속해야될 노력의일부분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또 기자들의 질문에 "털어놓고 얘기하자면 견해차이가 있었다"고솔직하게 얘기하는등 자신만만한 태도로 일본에 대한 시장개방압력을 되풀이강조했다. 일본과의 무역불균형시정을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게클린턴의 주장이다. 자동차 전자 컴퓨터 농산물등 개별산업별로 미국상품이일본에 진출하는 지표를 구체적으로 설정,가시적인 성공결과를 추진하겠다는것이다. 이지표는 미.일반도체협정에서 사용된 시장점유율이나 수입물량,산업별 수출증가율등 다양한 형태가 될수 있으나 어떤 경우든 숫자로 측정할수있어야 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미키 캔터미무역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후 CNN에 출연, 미국의 대일통상정책이 과거와 다른점을 안보보다 경제우선 구조적인 이슈와 산업별 이슈의 병행해결 일시장진출 성공에 대한 계량화로 압축해서 요약했다. 두번째항목은 일본의 기업계열관행이나 폐쇄적인 유통구조등 구조적인 시장폐쇄요인을 과거와 달리 개별산업별 시장개방차원에서 함께 제거토록 압력을 가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은 이러한 새로운 대일통상방식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오는7월 G7정상회담에서 일본총리와 다시 만날때까지 3개월 이내에 기본골격을 완성시킨다는 합의까지 받아놓았다. 이같은 합의로 관리무역을 반대한다는미야자와총리의 이날 발언은 국내용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판명됐다. 회담이 끝난뒤 백악관관리는 배경브리핑에서 "이제 일본은 더이상 수출위주의 경제정책을 시행해서는 안되며 장기적으로 국내소비위주의 경제성장을도모해야한다"고 강조, 미국 뿐만아니라 세계적인 골칫거리인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미국이 나서서 해결할 것임을 시사했다. 냉전체제에서의 안보경찰관 역할에서 이제는 경제경찰관 노릇을 해야겠다는 다소 위압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