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얼라이브` 와 `K2`,삶과 죽음 사이에 선 인간

영화 "얼라이브"(생존자)와 "K2"는 소재는 다르지만 다 같이 생존의한계를 위협하는 극한 상황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갈등과 인간다움의본질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얼라이브"가 실화라면 "K2"는허구라는 점이 다를뿐인데 실화와 허구가 인간의 감성에 어떻게 접근하고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얼라이브"는 지난 72년 안데스산맥에서 일어났던 비행기추락사고때동료들의 시신을 먹고 살아남았던 우루과이 럭비선수들의 생존기를 담고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끝없이 이어진 산맥과 눈밖에 없는 버려진 땅에서이들은 70여일을 연명했고 마침내 그중 체력이 좋던 두사람이 산속을헤매어 마을을 찾아낸 뒤 구조될수 있었다. 45명의 탑승객중 생존자는16명뿐이었다. 최근 내한했던 프랭크 마샬감독은 소재의 특성상 영화가 빠지기 쉬운센세이셔널리즘 대신 자신의 시체를 식량으로 제공하겠다는 조난자들의약속과 시련속에서 신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춤으로써균형감을 이루고 있다. 다만 관심이 되었던 카니발리즘-인육을 먹는 것에 어떻게 당위성을부여하는가에 대해 감독이 슬쩍 외면 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K2"는 "마의 산"에 도전하는 산사나이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에 철저한 독신변호사 테일러(마이클 빈)와 따뜻한 인간미를지닌 물리학자 해롤드(매트 크레이븐)의 갈등과 변신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직업도 성격도 다르지만 등산을 통해 우정을 쌓아가던 이들은 우연히수많은 산악인의 목숨을 앗아갔던 "K2"에 오를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아내때문에 등반을 꺼리던 해롤드를 억지로 합류시킨 테일러는 하산도중조난을 당하고 다리가 부러진 해롤드를 버리고 가느냐,아니면 같이 죽느냐의 선택에 부딪치게 된다. 원래 토니상을 받았던 연극을 프랭크 로담감독이 70 의 장쾌한 영상으로다시 담아냈다. 원작에서는 죽는 해롤드가 영화에서는 극적으로 구조되는것이 파국을 싫어하는 관객들에게 영합하는 영화산업의 상업적인 한계를내보이는 것같아 씁쓸함이 남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