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단상] 중국의 왕서방 외교 .. 최완수 워싱턴특파원

최근 중국과 미국간의 외교관계를 들여다 보고있노라면 중국은 앉아서장사를 하고 있고 미국은 몸이 달아 애를 태우는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다음달 3일로 끝나는 MFN(최혜국대우)의 재연장여부를 놓고 당사국인중국은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행정부는 묘수찾기에 골머리를앓고 있다. 미의회가 MFN의 연장을 위해서는 인권상황개선,무기수출금지등의 조건을붙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클린턴 자신도 선거기간중 조건없는 연장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행정부로서는 어떻게든 조건을 붙여야하는데중국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다고 연장을 중지시키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연장을 중지시켰다가는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및 농가들이 벌떼처럼들고 일어날 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문제해결을 최우선과세로삼겠다고 선언한 클린턴의 입장에서는 또 다시 정치적인 문제로 경제문제가희생된다는 이들의 주장을 무시할수도 없다. 이미 2백98개 기업과37개무역단체들이 MFN연장에 어떤 조건도 붙여서는 안된다는 건의서를백아관에 제출,압력을 가하고 있다. 급기야 기한만료 3주를 앞두고 윈스턴 로드국무부 동아담당차관보가북경으로 달려가 협상을 벌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MFN을 연장해 달라고 사정해야될 사람은 멀리 앉아서 리모컨으로미국업계를 조정하고 있고,연장여부의 칼자루를 쥔 사람이 오히려 해결의실마리를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는 형국이다. 중국은 미국에 클린턴 정권이 들어섰어도 고위관리가 미국을 방문하지않은 몇 안되는 나라중의 하나다. 일본은 총리 외상 대장상등이 줄지어찾았고 우리나라 역시 외무장관과 상공장관이 미국을 방문,통상문제를협의했으나 중국은 가지 않았다. 중국은 연간 대미무역흑자가1백80억달러나 되는 제2위의 대미흑자국인데 MFN문제가 걸려 있는데도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정권의 강경한 통상정책에 대해세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때도 별로 대수롭지 않은듯 요란한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정책결정과정을 빤히 알고 있다는듯 직접 정부를 상대로하기보다는 외곽을 때리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도록 MFN연장카드를사용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우리나라의 외교수준을 중국이 과연 어떻게볼는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