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업] <이렇게 뛰고있다> (12) 듀폰..내달 조직 개편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변신이 요구된다. 나날이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생존경쟁에서도태된다. 세계최대 화학업체인 미국의 듀폰사가 창업이후 2백여년간 성장을계속해온것도 외부환경 변화에 대처,끊임없이 경영혁신을 추구한 덕분이다. 내노라하는 세계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2백여년의 역사를갖는 기업은 흔하지 않다. 현재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돼있는 수천개의 기업들중 창업이후사라지지않고 2백년가까이 살아남은 기업은 50개가 채안된다. 더욱이 이들업체중 제조업체는 1802년에 창립된 듀폰밖에 없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업체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살아남기가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연간매출액 4백억달러(92년)로 전세계에 15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화학제국"듀폰. 2백년의 역사속에 순발력있는 조직을 유지해온 듀폰은 다음달1일 대규모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주력업종인 화학제품사업부문이 현재의 6개사업본부에서 5개로축소재편된다. 이번 구조재편은 업무연관이 많은 업종을 통합,원료조달로부터최종제품생산까지를 하나의 사업본부가 전담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비용부담도 줄이고 생산효율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나일론과 관계되는 모든 유관업종은 통합된다. 지금까지는나일론의 원료생산은 화학사업본부에서 취급하고 나일론실 생산은 또다른사업본부에서 담당해왔다. 에드가 울라드회장은 구조재편과 관련,"듀폰은 지난10여년간 구체적목표없이 조직을 확대해왔다. 따라서 기능에 알맞는 조직을 재구성할필요가 절실해졌다"고 설명한다. 듀폰은 유사업종을 하나의 사업본부로 통합함으로써 시장변화에 신속하게대응,제품생산에 반영할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개편으로 다소간의 감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측은 지난91년 발표된 비용절감대책에 이은 이번 구조재편으로20억달러 이상의 경비절감효과를 거둘것으로 보고 있다. 듀폰은 지난91년 회사임원의 대규모삭감을 골자로한 경비절감대책을발표했었다. 듀폰이 21세기를 대비한 생존전략으로 삼고있는 또다른 핵심작업은해외진출확대. 특히 그동안 등한시해온 중국 베트남 파키스탄등의신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있다. 현재 듀폰은 유럽과 아시아등지에서 생산 판매망을 구축,전체매출액의5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나 앞으로는 해외부문의 비중을 더욱 높일계획이다. 지난해말 듀폰은 아시아시장진출을 확대하기위해 일본 미쓰이(삼정)물산과광범위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전역에서 화학 석유 에너지분야를 대상으로합작사업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를위해 합작회사도 설립키로 했다. 두회사는 현재 첫 합작사업으로 인도 파키스탄등 서남아시아지역에서화학업체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또 일본에서도 전자부품을 비롯 자동차용 신소재개발및 생산,재생산업의참여도 적극 모색하고있다. 듀폰은 현재 일본에서 모든 원재료와 부품을 현지조달하고 있다. 특히농약 부문에서는 랭킹1위를 차지하고있다. 듀폰은 과감한 경영혁신 작업과 함께 대외적인 회사이미지관리에도적극적이다. 그 대표적인것이 다른 경쟁회사에 앞서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인CFC(염화불화탄소)의 대체물질개발을 서두르고있는것이다. 물론 대체물질개발은 선진국의 규제탓도 있지만 환경문제에 회사가 관심을갖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한것이기도 하다. 올초 듀폰은 당초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말까지 CFC생산을 중단하겠다고발표했다. 듀폰은 현재 4억달러 이상을 투자,대체물질을 개발하고있다. 듀폰이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수있는 원동력은 창업이후 내려오는독특한 경영원칙에서 생겨난다. 창업이래 듀폰은 창업주의 일가친척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는것을원칙으로 하고있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는것을 원칙으로하고있다. 지난 67년 12대회장으로 취임한 매코이 회장이후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임원을 역임한 창업주가족은 한사람도 없다. 오늘날 듀폰은 칫솔모 나일론 비닐 옷감등의 생활용품과 의약 섬유 전자생명과학 우주공학 방위산업용소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원료를생산하고있다. 화약생산에서 시작해 거대한 "화학제국"으로 성장한것이다. 2백년의 장구한 역사속에 성장해온 듀폰은 경영혁신작업이 계속되는한제국의 영광은 앞으로도 계속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