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 분배이론 정립 시급 .. 이준구 서울대교수

이교수는 원래의 경제학은 경제질서의 도덕성을 분석하고 윤리적으로합당한 행위의 기준을 마련하기위해 태동했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을하나의 학문으로 독립하게 만든 애덤 스미스도 원래 도덕철학자였으며 그에의해 창도돼 리카도와 밀로 이어지는 정치경제학은 윤리성을 매우중시했다. 그러나 경제학의 이 전통은 19세기말 수리적인 분석에 관심을 둔경제학자들의 등장과 함께 실증적분석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고현대에 들어오면서 경제학은 수리화내지 계량화의 길을 계속 걸어와고전경제학의 개념인 정치경제학과는 매우 다른 성질을 갖게됐다. 이제 경제학은 되도록이면 가치판단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사실을객관적으로 분석해보고자하는 방식으로 굳어져있다고 이교수는 분석한다. 예를들어 사람들이 효용의 극대화를 왜 추구하며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태도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생략한채 효용극대화를 위해서는 어떤행동을 취해야하는가에 대한 분석에 치중하고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경제에서 윤리적인 관점이 없어짐으로 인해서 현실경제에일어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경제이론이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다는 점이오늘날 경제학의 근본문제라고 밝힌다. 이교수는 우리경제의 당면한 문제점에 대해서 학계가 정확한 진단을내리지못하고있는 것도 현대의 주류경제학인 신고전파 경제학이 윤리적인측면을 무시하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경제의 현안으로 고도성장과정에서 분배적 정의가 크게훼손되었다는 사실을 우선 들고있다. 물론 불평등지수에 나타난 한국의분배상태는 과히 나쁜 것은 아니다. 고도성장과정에서 현저하게 악화된징후를 보이지 않고있다. 그러나 통계수치로는 나타낼수 없는 질적인측면에서의 변화를 무시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과제가 되고있는 근로의욕 감퇴,생산성저하,국제경쟁력 약화같은 현상들이 사실은 불공평한 분배구조에서 파생된징후들에 불과하다는것이 그의 견해. 분배적 정의의 기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정부의 성장제일주의정책때문이었다고 그는 지적한다. 고도성장정책으로 생긴 정경유착 혹은권력형불정의 현상은 우리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붕괴하는데 결정적인역할을 했다. 이 병폐는 우리사회에서 부가 가지는 정당성의 근거를무너뜨려 모든 축적된 부를 죄악의 결과로보는 사회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는분석이다. 이교수는 이같은 사회분위기가 지금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문제의 근원이되었음에도 불구,성장위주의 신고전파경제학만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태도가결국은 명백한 진실을 보지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어왔다고 규정한다.현대경제학의 탈윤리성향이 윤리적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분배이론에 대한무력성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결론적으로 우리 경제 우리사회를 위기에서 건져내는 유일한길은 도덕성회복을 통한 사회분위기 일신이며 경제분석에 있어서도윤리적측면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