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연구보다 `땅투기'가 우선...한은, 82-91년분석

국내기업들은 지난 10년동안 번 돈으로 연구개발보다는 부동산투기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2년부터 91년까지 10년간 토지매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모두 17조8천1백79억원어치의 땅을 순매입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민간부문에서 연구개발에쓴 투자비 15조2천4백77억원을 2조5천7백2억원이나 웃도는 액수다. 기업들의 부동산사재기는 특히 86~88년 3저 호황 이듬해인 89년부터 극심해 3년사이 11조8천5백17억원어치를 사들였다.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이보다 3조5천6백80억원이나 적은 8조2천8백37억원으로 결국 호황때 번 돈을 기술개발보다는 재태크와 투기에 쏟아부어 경쟁력 약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기업들의 이같은 부동산 투기는 금융기관들이 신용대출보다는 부동산담보대출을 고집하는 행태를 보인데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90년 "5.8조치"이후 땅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땅을 많이 갖고있는 기업일수록 땅이 팔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으며 경제의 거품이 가라앉는 과정에서 기업부도가 속출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