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한국인의 수명

"사람의 나이가 30이 넘으면 죽은것이나 다름없다"는 대화가 파우스트에등장한다. 괴테가 이 파우스트를 저술한 것은 그가 80세를 넘어서 였다.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그가 지어낸 한소설에서 "30세가 되면 나는자살하고 말거야"라는 독백을 하고있다. 30세의 나이를 생의 한계점으로본 말들이다. 10대후반의 고교생들에게 이 "인생 30세론"을 들려주면 그들은 먼 뒷날의일쯤으로 삭여듣는다. 고교생들에게 "나이 설흔살"은 인공위성이 성층권에도달하는 것만큼이나 아득한 미래로 느껴질 것이다. 시차의 거리가 그만큼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20대에 접어든 대학생들에게 물어보면,"50대노인"들은 구인류쯤으로비춰진다고 한다. 졸업25주년을 맞아 "홈 컴잉 데이"행사로 모교를 찾아온"선배"들의 모습속에서 대학 재학생들은 인생을 충분히 살아온 "역사의증인"들을 발견한다. 인생을 끝맺고 말겠다던 30대와 역사의 증인쯤으로 보이던 50대의 고개를넘겼어도 건강한 인생이 여전히 남아있다. 50대에 갓 진입한 사람에게는그사람이 "한국인"이라면 아직도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약속되어 있다는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천성수씨는 석사학위 논문에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여자최고 104. 74세,남자최고 99. 47세까지 연장될수 있다"고 추정했다.이 논문이 다룬 특정민족의 평균수명한계치란 모든 가능한 건강활동을했을때에 그민족이 체질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얼마까지 평균수명을연장할수 있는가를 계산한 것이다. 우리의 수명한계치를 계산하려면 한국인의 표준생명표와 노화율을바탕으로해야 한다는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 연구결과로 밝혀진 한국인의 수명한계치와 실제평균수명(92년현재남:67.87세 여:75.62세)을 비교하면 우리는 남녀할것 없이 타고난 수명에서 30여년이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다. 괴테와 사르트르가 일찍이 말한 "인생30년"과 꼭 맞먹는 귀한 세월을증발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논문이 제시한 "과감한 생활환경개선과건강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잊어버린 세월들을 되찾아야겠다.천수를 깎아먹는 바보짓은 그만두어야겠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