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질위주 경영' 파장..협력사들도 품질혁신 운동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질위주의 경영을 거듭강조함에 따라 삼성협력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삼성에 납품하는 일부 중소기업들은 모기업의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품질혁신운동을 벌이는등 변신을 시도하고있다. 삼성의 질적 변화가 관련중소업계에 폭넓게 파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삼성의 협력업체들은 모기업 구매담당자와의 접촉이나 언론보도를 통해이회장이 추구하는 변신이 AS가 필요없는 완벽한 제품생산에 있다고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부품의 불량률을 줄이고 납기를 반드시 지켜야 삼성의 동반자가될수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동우실업은 최근들어 비상이 걸렸다.자외선살균건조기 커피포트 식기건조기를 OEM으로 전량 삼성전자에납품하는 이회사는 삼성의변화에 보조를 맞추기위해 품질혁명실천운동을벌이는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회사의 경영혁신운동에는 라인스톱제 조기출근제등이 포함돼있다.불량률을 줄이고 단위당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생산방식을 변화시켜가고있다. 8가지 제품 30개모델 전라인에 걸쳐 한달여전부터 라인스톱제를 도입한이회사는 처음에는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첫달에는 예상했던대로 발주 대비 50%조차 입고시키지 못했다. 엄청난매출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납기준수를 최우선의 경영전략으로 삼았던 중소기업이 질위주의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종업원들의 의식을 바꾸는데 있었다. 당장은 손해를보더라도 체질개선을 위해선 이같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장급이상 간부사원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이들이오전 7시30분이면 출근해 작업현장의 개선점을 면밀히 토의했다. 질적변화를 추구하는데 또다른 어려움은 1백여 2차벤더를 관리하는데있었다. 라인스톱없이 조업직행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매하는 부품이완벽해야 하기때문이다. 동우는 철저한 사전품질관리를 실시,부품이 모자라면 라인을 세우는 한이있어도 불량부품을 골라내 반품했다. 질적 생산은 협력업체와의 공조가없으면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회사의 정진해품질관리부장은 고생한만큼 보람과 희망을 찾고 있다고밝힌다. 부품공급이 안정돼 단위당 생산성이 배가됐고 불량률은 15%에서2%로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삼성전자 생활용품본부에서 파견나온 3명의 직원들과 긴밀하게교류하면서 모기업과 공동보조를 취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수있게 됐다.일석이조의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동우는 또 안진경영컨설팅에 경영분석을 의뢰해 품질혁명 실천운동의효과를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원진건업등 대다수의 협력업체들도 모기업이 국제화와 질적생산을추구하면 따를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초일류기업으로 가는 길에동참하기위해 모기업총수가 벌이는 의식개혁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의지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알루미늄창호제품을 삼성중공업에 납품하는 원진건업 유봉식사장은공장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그날일을 하지않고 불량요인을 분석하는데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과 마찬가지로 전사원이 7시에 출근하지만 퇴근은 오후 7시에한다고 소개했다. 한국키스톤발브등 여타 협력업체들도 일단 불량이 없는 제품으로 납기를지키면서 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암중모색하고있다. 이회장이 강조하는 삼성의 질적변신이 중소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는가운데 앞으로 변화의 물결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