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의원 3차공판 화제만발...변호인반대신문 밤11시까지

10일 오후 2시 서울형사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국민당 박철언 의원에 대한 3차공판은 박 의원에게 5억원의 뇌물을 주었다고 진술한 정 덕일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9시간여 동안 검찰의 직접신문과 변호인 반대 신문을 받았다. 이날 공판은 1.2차 때와 같이 박 의원쪽이 지지자를 대거 동원해 법정 을 가득 메운 가운데 90여개에 이르는 검찰쪽 주신문에 이어 무려 2백개 에 달하는 변호인쪽 반대신문이 이례적으로 밤 11시가 넘도록 계속됐다. 박 의원의 변호인 유수호 변호사는 정덕일씨에 대한 검찰쪽 증인신 문에 앞서 `반론권''을 신청해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에게 5억원의 뇌물 을 주고 8억원을 탈세해 5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정덕일씨를 구속 하지 않아 담합.협상.암묵수사란 소문이 있다"며 "검찰의 명예회복과 증언의 신빙성 확보를 위해 그 진상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홍 검사는 "정씨의 불구속 이유는 신문과정을 통해 차차 밝히겠다"고 말하고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회기중 의원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라 는 뜻이지 피고인처럼 폭력세계의 검은돈을 받은 `사건 브로커''를 체포하 지 말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변호인쪽의 주장을 일축했다. 유 변호사는 검찰 직접신문 뒤 김희태 판사의 5차례에 걸친 제지에 도 아랑곳없이 검찰쪽을 비난하는 발언을 계속해 퇴정당하기도 하는 등 시종 격앙된 모습이었다. 김 판사는 정리를 시켜 유 변호사를 퇴정시킨 뒤 "증인신문과 관련이 없는 내용을 놓고 검찰쪽을 비난하고 서로 싸우 면 재판이 순조롭게 진행되겠느냐"며 변호인쪽을 경고한 뒤 "유 변호사 가 진정이 되면 다시 출정토록 하겠다"며 일단 휴정을 선포했다. 증언에 나선 정덕일씨는 "왜 박 의원을 로비대상으로 선택했느냐 "는 검사의 질문에 "당시 국세청 특별세무사찰이 청와대 사정차원에서 이뤄져 이건개씨나 엄삼탁 당시 안기부 기조실장에게 부탁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판단해 김영일 청와대사정수석과 교분이 두텁고 다른 사정기관에 두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권 실세인 박 의원을 로비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또 홍성애씨를 박 의원 접촉창구로 골라 접근하게 된 이유로 " 당시 영화배우 신성일씨, 이희춘 하얏트호텔 사장 등 박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을 고려했으나 배우 신씨는 자기과시욕이 강하고, 이씨는 경찰출신 이어서 각각 보안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제외했으며, 홍씨가 평소 정 치권인사와의 `관계''를 과시하고 특히 박 의원과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최종창구로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