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메이커 `삼익/영창'세계 빅3 부상..작년 생산량 집계

세계 피아노 3대 메이커는 어디인가. 일반제조업에서 소위 세계 "빅3"를 꼽아보면 미국기업이 2개,일본기업1개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아노업종은 이와 전혀 다르다. "빅3"중 2개 기업이 한국기업이어서다. 지난해 생산량기준으로 국내의 삼익악기와 영창악기가 나란히 세계 빅3로 떠올랐다. 일본의 야마하와 함께 3대 메이커가 된 것이다. 악기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이들 3개 업체의 지난해 피아노생산량은각각 12만5천대 수준. 3개 회사가 거의 비슷한 생산량으로 맞서고 있다. 국내 양대피아노업체가 세계빅3로 떠오를 수 있었던데는 2가지 요인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미국의 대규모 피아노회사들이 퇴조를 보인 탓이다. 그동안 빅3에 속했던 볼드윈과 스타인웨이가 연산 12만대선에서 9만대 이하로떨어졌다. 이 미국회사들은 생산량증대보다는 품질고급화를 통한 명품생산쪽으로경영방침을 돌려버렸다. 이에비해 국내 양사는 전년도보다 1만대정도 생산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둘째로는 내수시장이 엄청나게 커진데 힘입은 덕분이다. 지난해 국내 피아노 판매량은 총12만1천대 규모. 이는 EC(유럽공동체)전체 국가의 연간 피아노수요와 맞먹는 규모다.일본의 연간 수요를 약간 앞지른 것이기도 하다. 국내 피아노 수요가 선진국들에 비해 이처럼 많은 것은 가구당 피아노보유대수가 크게 낮기 때문이다. EC와 미국의 경우 가구당 보유대수가25% 선이고 일본도 20%선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0.5%에 지나지 않아서이다. 이같은 내수시장 확대에 힘입어 영창과 삼익이 지난90년부터 부평피아노공장을 자동화라인으로 전환한 것도 생산량증대에 도움이 됐다. 또 삼익은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영창은 중국 하얼빈에 각각 피아노부품공장을 설립,생산설비를 더욱 확충해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의야마하는 피아노보다 전자악기 분야에 치중하고 있어 적어도 2년 뒤에는3위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호진 삼익악기 사장은"분당등 신도시 아파트 입주에 따른 수요증가및동남아지역 수출수요증가가 지속되는 한 국내 양대 피아노업체는 계속세계 빅3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한다. 다만 국내 양사는 매출증대에만 힘을 기울인 나머지 명품 피아노의개발에는 등한시 했다. 대중용 피아노의 생산에만 힘을 쏟은 것이다.일본의 야마하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세계빅3는 모두 대형연주용에 적합한 명품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현재 유명 피아니스트들에 의해 3대명품으로 꼽히는 제품은 오스트리아의뵈젠도르퍼, 독일의 벡슈타인과 스타인웨이이다. 빅3와 3대 명품은 완전히 별개인 셈이다. 물론 영창피아노가 최근 프랑스 음악전문지 르몽드 드 라뮤직에 의해"세계베스트5"로 선정되는등 품질면에서 향상되고 있긴 하다. 지난해 세계각국의 피아노 총생산량은 약1백10만대수준. 이중 국내 양사의 생산량은 25만대. 전세계 시장의 22.7%를 점유한셈이다. 이점유율은 91년도보다 약2%정도 높아진것. 이들 양사가 앞으로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내수기반을발판으로 중동 아프리카등 신규시장개척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