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화폐교환설' 부인 아랑곳없이 확산

현재 사용중인 1만원짜리를 유통금지시키고 새로운 1만원권을 발행한다는화폐교환설이 정부의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개인들이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자금추적을 꺼려 현금형태로 보관중인화폐를 금융권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정부가 금융실명제 후속조치로전격실시한다는 내용이 루머의 핵심이다. 이러한 소문을 뒷받침이라도하듯 증시는 실명제실시이후 주식을 사려고 일반투자자들이 맡겨둔고객예탁금이 5일사이에 약 3천억원이나 늘어났다. 지난 16일이후실명제의 충격을 딛고 주가가 급반등하는 것도 이처럼 퇴장된 현금의증시유입 덕분이라는 해석이 유력해지고 있다. 19일에는 오후 4시 청와대의 긴급발표내용이 화폐교환 전격실시라는소문이 나돌면서 가능성은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청와대 발표는 결국정례 브리핑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같은 루머는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정부관계자의 설명이다.루머의 빌미는 실명제실무작업에 참여했던 KDI(한국개발연구원)의남상우박사가 작업과정에서 지난 62년의 화폐개혁자료를 챙겼다는데 있다.그러나 당사자인 남박사는 "긴급명령을 알아보기 위해 과거자료를찾아보았을뿐 화폐개혁은 고려해 보지도 않았다"고 강력 부인했다. 한은이 내년초 1만원짜리 신권을 발행키로 한 애초의 계획이 화폐교환설로둔갑하기도 했다. 한은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중에 위.변조방지를 위해 현재의모양과 같은 1만원권에 부분노출음선등 4가지요소를 삽입한 신권을 발행할 계획은 있지만 현재의 1만원권도 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화폐교환은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73년 1만원권이 처음발행된 이후 이처럼 지폐의 질을 개선시킨 신권발행은 지난 79년과 83년에도 있었으며 그당시 1만원권도 한은이 유통정지를 시킨 적이 없어 지금도 유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화폐개혁도 실패했는데 화폐교환이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시각도커 이것이 조작된 루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화폐교환은 화폐개혁의 특수한 형태다. 화폐교환이 교환비율이나화폐단위를 바꾸는 것인데 비해 화폐교환은 교환비율이나 화폐단위를바꾸지 않는 1:1 화폐개혁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53년과 62년 살인적인플레를 진정시키고 "장롱속에 숨겨진 돈"을 산업자금으로 끌어내기 위해 화폐개혁을 실시했으나 구권을 예치하고 신권을 교환하는 과정에서자금경색이 일어나고 유통이 마비되는등 혼란만 야기한채 실패로 끝나고말았다. 현재 증시에 나돌고 있는 화폐교환설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실명제실시를전후로 일반인들의 현금보유가 늘어났다. 그 현금은 주로 현재 최고액권인1만원권이 주종일 것이다. 돈이 주로 개인의 금고등에 퇴장되어 있을 것이다. 이돈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현재 1만원권의 법적통용력을없앤다. 대신 일정한도까지는 신권으로 교환해 주고 나머지는 강제예치시킨다. 그러면 사람들이 휴지나 마찬가지인 1만원권을 싸들고 금융권으로 나온다는 구도다. 그러나 이과정에서 야기될 혼란을 감안하면 실익이 없다는 진단이 더설득력있어 보인다. 실명제실시 이틀 뒤부터 이같은 근거없는 루머가퍼진것 보아도 실명제실시이후 갈곳을 못 찾은 검은 돈의 소유주들이주가를 부추기기 위해 조작했을 가능성아 크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