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계좌 인출위한 각종편법행위 잇달아...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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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실명제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소 안정된 기미를 보임에따라 그동안 가명계좌를 통해 ''검은돈''을 굴리던 큰손들이 주거지가 일정치 않은 사람을 동원하는 등 각종 기발한 수법으로 예금인출을 시도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실명제의 전격적인 시행으로 거액의 자금이 금융기관에 묶이게 된 큰손들이 국세청의 자금추적 및 이에따른 신분노출을 피하면서도 안전하게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최근 부랑아가 찾아와 3억원대의 예금이 입금된 가명통장과 도장을 보이며 예금인출을 요구했다"며 "실질 예금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니 소송을제기하라는 답변과 함께 지급을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분노출을 꺼리는 일부 사채업자들이 주거지가 일정치 않은 사람등을 매수,거액이 든 가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한 뒤 예금을 인출해 가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