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인] 세계최대 개인투자자 조지 소로

"소로가 시장에 또 떴다" 지난 7월말 유럽외환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을때 유럽중앙은행들이외친 비명이었다. 독일마르크화에 대해 다른 유럽통화가치가 폭락하자 중앙은행들은 소로의짓이라고 여겼다. 독일 영국및 프랑스중앙은행들은 그를 저지하기위해비상조치를 취했다. 마르크를 팔고프랑화를사들이는긴급시장개입에나섰으나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지 소로(63). 각국 중앙은행들이 두려워하는 세계 최대의 개인투자자이자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손. 그의 말한마디, 행동하나에 환시나 증시등 국제금융시장은 요동친다. 그가 언론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에 대해 언급할때마다 중앙은행들은 바짝 긴장한다. 소로의 언행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한번에 수십억달러의 엄청난 돈을 국제외환시장이나 주식시장에쏟아부을수 있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다."소로펀드매니지먼트"라는 미투자업체의 총수로서 휘하에 6개의펀드(투자기금)를 운영하고 있다. 이 펀드의 총규모는 자그마치90여억달러. 그는 이 돈을 주로 국제환시에 투자한다. 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갖고환시에 뛰어들때마다 국제환율은 춤을 추고 혼란에 빠졌다. 작년 9월 유럽외환시장이 올 7월 못지않은 대혼란을 겪은것도 바로 소로의작품이었다. 이때 그는 10억달러를 유럽환시에 투입, 영국 파운드화를 팔고대신 마르크를 대거 사들였다. 그결과 파운드는 마르크에 대해 폭락했고다른 개인투자자들도 소로를 따라 파운드화투매에 나섰다. 영국중앙은행은 수백억달러의 돈을 풀어 파운드가치하락저지에 나섰으나실패, 급기야는 EC(유럽공동체)의 준고정환율제도인 ERM(환율조정체계)에서탈퇴하기에 이르렀다. 소로라는 환투기꾼(그를 부정적으로 볼때)에게영국중앙은행이 백기를 든 셈이다. 지난달 유럽환시가 또다시 대혼란에 빠져들기 얼마전,소로는 유럽언론을통해 마르크에 대해 유럽통화가치가 재차 크게 하락할것이라는 견해를피력했다. 과연 그의 전망대로 프랑화를 필두로 거의 모든 EC통화들이마르크에 대해 폭락했다. 중앙은행들은 소로가 환시에 거액을 쏟아부은탓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이번에도 중앙은행들은 환율불안을 시장개입과 같은 정상적인방법으로 수습치 못하고 ERM을 사실상 해체하는 극약처방을 취하고 말았다. 이는 소로의 파워가 얼마나 센지를 보여주는 실례이다. 또 이런일도 있었다. 지난 4월 소로는 미뉴몬트금광사의 주식중 14%를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금광업체들의 주가가오르고 금값도 오름세를 탔다. 오늘의 금융제국을 이루기까지 그도 다른 억만장자들처럼 역경과 고난을겪었다. 그는 지난 30년 헝가리의 유복한 유태인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2차대전이 터지자 독일의 유태인대학살소용돌이에 휘말려 가족이나치수용소로 끌려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후 전쟁이 끝나자영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접시닦이같은 잡일을 하면서 런던 이코노믹 스쿨(LES)을고학으로 졸업했다. 졸업후에는 취직이 잘안돼 가방판매원노릇을 했다.그러다 대학친구의 주선으로 한 투자은행에 취직, 증시에 눈을 뜨기시작했다. 이 은행에서 몇년 근무한후 56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있는 한 선물중개회사에 들어갔다. 그는 미국에서 재정거래(서로 다른시장에서의 가격차를 이용,매매차익을 올리는 금융시장거래기법)를 익혔다.다행히 영국에서도 근무했던 덕분에 유럽금융시장과 미국금융시장의 생리를누구보다도 빨리 파악했다. 69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의 소로금융제국의 밑거름인 퀀텀펀드를설립, 본격적인 환시및 증시투자자로 나섰다. 그후 그는 연평균 35%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면서 투자자산이 1백억달러에육박하는 세계최대 개인투자자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것이다. 경기사이클분석법과 시장심리이용법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그의 정교한투자기법은 정확하기로 정평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소로는 중앙은행들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국제금융시장의 큰손이라는 점에 모든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