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빠져나가자 각종 편법 등장...유통시장

금융실명제 실시로 유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명제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각종 편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무자료거래에 의존하던 도매상 등은 창고를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개인어음(문방구 어음)을 이용 해 거래하고 금전등록기를 조작하는 등 실명화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 활용하는 등 새로운 거래 관행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온라인거래나 수표를 이용하는 거래를 꺼리는 한편, 세 무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도록 창고를 외곽지역으로 옮기거나 아예 점포에 딸린 창고의 물건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고 있다. 도매상이 외곽창고를 이용해 입출고시키면 무자료거래를 감출 수 있는 데 청량리나 영등포시장 등 도매시장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은행거래가 어려워지고 사채시장에서조차 자금조달이나 어음할인이 어 려워지면서 "문방구어음"을 이용한 대금결제나 급전조달이 활발해지고 있다. 문방구어음은 은행거래와 관계없이 문방구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간단 한 양식의 개인어음으로 차용증과 비슷한 것이다. 특히 동종업계나 시장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문방구어음이 도매거래에 다시 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금액도 소액에만 주로 이용되고 기한도 1달정도로 짧은 것이 보통 이다. 문방구어음은 또 공증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사채수단으로도 이용되 고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2천만~3천만원미만의 소액사채를 얻을 때 문방구어음에 만기일까지의 이자를 붙인 금액을 써주고 이를 공증해서 사채업자가 바로 대리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거래외형이 노출되 지 않고 급전을 조달할 수 있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일부소매업체들은 아예 금전등록기를 조작, 실제 판매금액보 다 매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무자료거래를 하고 있다. 제조업체와 직거래 하고 있는 업체들 중에는 거래규모를 줄이기 위해 월말정산에서 계산서 를 줄여서 발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