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납치 선박은 중정공작선"...당시 용금호선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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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납치사건 범인들이 지난 73년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들이었다는 증언이 처음으로 사건관계자를 통해 폭로됐다. 당시 일본에 있던 김씨를 한국으로 납치해오는데 사용된 선박 `용금호'' 조리장이었던 조시환씨(65.부산 사하)는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금호가 김씨를 납치하기 위해 그해 8월 8일 부산항을 떠날때 정씨와 김씨라고 불리는 정보부요원들이 승선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또 "납치사건 직후 용금호에서 그만둔 뒤 선원들이 윤사장이라고 부른 윤진원씨로 부터 생활비조로 2백만원을 받았다"면서 "윤씨는 사건후 선원들과 2차례 회식을 갖는 등 총책임자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대중선생 살해미수 납치사건 진상조사위''는 윤씨를 당시 현역 육군대령으로 중앙정보부의 일본 공작단장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조씨는 납치당시 상황과 관련, "용금호가 김씨를 태우고 오사카항을 출발, 얼마쯤 오는 도중 새벽 2-3시께 엔진이 고장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상에 갑자기 정박, 김씨를 어떻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게 여겼는데 30여분 뒤 비행기가 떠났고 선원들이 떠들자 배가 전속력으로 다시 항해, 부산항 외곽의 조선소와 세관 사이에 닻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금호가 오사카 외항에 정박중 배에서 내렸던 정씨와 김씨 등이 밤 10시께 양손이 뒤로 결박당하고 테이프로 눈을 가린 김씨를 보트에 태워 데리고 왔다"면서 "이들은 로프로 김씨를 끌어올려 보관창고에 가둬놓고 5명이 돌아가며 감시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감시하는 사람들의 지시로 김씨에게 식사를 날라주고 소변보는 것을 돕느라 세번 김씨와 접촉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많은 말은 못하고 `고생되시겠습니다''라고만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