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나대지 `눈덩이이득'...2백70명 2천억대 놀려

국회의원과 사법.행정부처 고위공직자들이 2천억원대의 땅을 나대지로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소유의 나대지 가운데는 20년 이상 놀리고 있는 땅도 적지 않으며땅값이 최고 1천5백배까지 폭등한 경우마저 있다. 집없는 서민들이 전.월세방을 떠도는 동안 평균 두채 이상의 집과 상 가.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 공직자는 서울 등 대도시와 택지개발지구의 대지를 독점해 노는 땅으로 방치해 놓은 채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직자들의 재산공개결과 전체 1천1백67명 가운데 20%가 넘는 2백70명이 평균 9억원대에 이르는 나대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소유한 나대지의 총면적은 무려 28만여㎡(8만5천여평)이며, 대 부분 강남 요지의 노른자땅이거나 택지여서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땅값이 모두 2천4백7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 소유 나대지는 16만8천여㎡(1천4백49억여원)이며, 행정부처 공직자가 11만3천여㎡(1천24억여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의원으로는 단연 민자당 의원들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부산과 강릉의 땅부자인 김진재 의원과 최돈웅 의원이 엄청난 규모의 땅을 나대지로 방치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부산 동래 일대 등에 모두 1만6천7백여㎡의 나대지를 소유해놀리고 있는 땅값만 2백49억여원에 이르고 있으며, 최 의원은 강릉.속초.동해시 등에 3만3천5백여㎡(1백14억여원)의 나대지를 갖고 있다. 또 노재봉 의원은 소유 나대지 규모가 802㎡로 면적은 넓지 않지만 서초 동에 자리잡고 있어 땅값은 76억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법.행정부처 고위공직자 가운데는 김광득 해운항만청차장이 울산시 내에 부인 명의로 1만5천여㎡(66억8천만원)의 대지를 갖고 있으며, 수원 시에 4,700여㎡(38억4천만원)의 대지를 소유한 김유영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박수길 외교안보연구원장과 김호기 과학기술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은 몇백배씩 오른 부동산값 폭등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박 원장이 73년에 사들인 논현동 221 일대 나대지 962㎡는 땅값이 20년만에 8백배 남짓 올라 43억여원에 이르며, 김 사무처장이 70년대에 9백80만원을 류작구입한 논현.양재동 대지 1,260㎡는 현재 38억7천만원으로 3백90배가 올랐다. 심지어 김하준 교육부 기획관리 실장의 경우 73년 7월 82만6천원을 주 고 부인 명의로 사들인 강남구 삼성동 70-7 대지 83평의 땅값이 꼭 20년 만에 1천5백73배가 올라 13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김창갑 부산교통공단 이사장은 71년 철도청 주택조합에 가입해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 73-6 대지 330㎡를 사들여 놓고 20여년이 지나도록집을 짓지 않고 있으며, 최용찬 외무부 본부대사 역시 부천시 오정구 원 종1동 296-15 대지 499㎡를 10년전 약국건립용으로 샀다고 밝혔으나 계속나대지로 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