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전미대사 김대중씨납치관련 증언내용 공개
입력
수정
김대중씨 납치사건 당시 미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장이었던도널드 그레그 전주한미대사는 12일 하비브당시 주한미대사가 납치사건이 발생한뒤 한국정부가 직접 김씨 납치사건에 개입했다고 단정하고 청와대를 방문,박정희대통령에게 신속한 구명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그레그전미대사는 이날 시내 롯데호텔에서 민주당 (위원장 김영배의원)와의 면담에서"하비브대사는 납치범들이 김씨를 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납치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레그전미대사의 증언내용을 공개하고 "그레그대사와 면담으로 김대중납치사건이 한국의 공권력에 의해 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저질러진 것이 분명해진 만큼 정부가 직접 진상조사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레그전대사는 증언에서 "사건발생 당일인 73년 8월 8일 오후 3시경 주한미대사관의 긴급통보로 알게 됐으며 즉시 하비브대사를 중심으로 누가 김씨를 납치했는가에 대한 증거수집에 착수했다"며 "하비브대사는 김씨가 살해당할 위험에 직면해있다고판단,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전미대사는 "하비브대사는 사건전 김씨가 미국과 일본등지를 다니면서 박정희정권의 독재를 신랄하게 비판해 매우 위험한 처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으며 납치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예견한 사태발생으로 보는듯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씨의 생명을 구하게 된 비행기 출현에 대해 "어느 나라 비행기인지 모르지만 미국의 비행기는 아니라는 것만은 확언할수 있다"고 밝혔는데 조사위의 한관계자는 "그레그전미대사가 오사카 근처 일본영해상공에 나타났던 것으로 보아 일본비행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