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44) 제2부 대정변

이쿠노 대관소가 점령 당했다는 급보에 접한 히메지(희로)이스시(출석)도요오카(풍강)등 주변의 여러 번들은 즉시 반도(반도)를 진압하기 위해 출병했다. 그러자 이쿠노 대관소에 본진을 설치한 거병 수뇌부는 숨 돌릴 사이도없이 다시 다음 작전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그 회의는 작전계획을 짠다기보다도 사방에서 몰려오는 번군을 맞아 싸울 것인가,어쩔건가 하는 문제로 입씨름들을 하게 되었다. 싸우면 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맞선다는 것은 불을 보고 뛰어드는나방이와 다를 바 없으니,일단 이것으로 해산을 하는 게 옳다는 의견과처음부터 죽음을 각오하고 봉기를 감행한 터이니 끝까지 싸워서 전원옥쇄(옥쇄)를 하는 게 떳떳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서 쉽사리 결론이나지가 않았다. 주장인 사와는 애당초 무모한 거병이니 후일을 기하자고했던 터이라,해산 쪽이었다. 두 주장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히라노가 입을 열었다."설령 우리가 여기에서 해산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거병은 결코 무의미한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막부 타도전의 "사키가케"(선구)가 된 것이지요.이쿠노의 대관소를 점령했었다는 사실이 온 천하에 알려질 것이니,그것만으로도 일단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어요. 역사에 남는다 그겁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각자가 알아서 행동하는 게 어떨까요?" "아니,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거요?" 히라노의 뜻밖의 말에 냅다 핏대를 세우며 나선 것은 가와카미야이치(하상미시)였다. 항쟁파인 그는 히라노를 서슴없이 정면으로 공박해댔다."이정도에서 물러설 바에야 애당초 거병을 안하는 게 나았을 거요. 세상사람들이 우리를 비웃을 게 아니냐 말이오. 목숨이 아까워서 일을일으키자마자 삼십육계를 놓았다고.그래가지고 어떻게 역사에 남는다는거요? 남는다면 비겁한 무리로 남을 거요" "내 참뜻을 오해하시는구려.일단 성공을 거두었으니,살아서 다시 다음 기회를 기다리자는 거라오.여기서 죽어버리면 도막이고 존황이고 다 소용없는 거 아니겠소?" "듣기싫어요. 도망가려거든 가시구려. 우리는 남아서 끝까지 싸울 거요.그래서 성충조의 지사들이 흘린 피의 뒤를 잇겠소" "각자가 자기의소신대로 행동하기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