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추석떡값 고민...주자니 겁나고 안주자니 찜찜

기업들이 추석 "떡값"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까지 관청등 관계기관이나 은행에 관례처럼 해 오던 것을 모른체 할수도,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주와 기업체 간부들은 "예년처럼 하겠다" 또는 "그만 두겠다"는 일부 "소신파"가 있는 반면 대부분은 "그냥 있어서는 안될텐데..."라며 눈치만 살피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그만 두자니 ''괘씸죄''에 걸려 앞으로 일이 잘 되지 않을 것 같고,주다가 적발되면 낭패를 당할것 같아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신파''인 종업원 1백여명 규모의 대구 D유통 한 관계자는 "예년처럼 시청,구청 관련부서와 경찰,소방서,은행에 ''성의''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북도내 J건설업체 관계자도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공무원들이 "법대로 한다"며 사업허가 등 민원을 제때 처리해 주지않아 애를 먹고있다"며 "사업문제로 자주 만나는 공무원들에게 1백만~2백만원씩,모두 1천만원 정도를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종전처럼 통장에 입금시킬수없어 추석후 감시가 다소 누그러진 다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고민을털어놨다. 창원 모 건설업체 대표는 "실명제 실시후 비자금을 마련하기가 곤란하지만 그래도 현장 감독이나 실무자들에게는 떡값정도는 건넬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사분규나 공해문제로 평소 행정관청과 접촉이 잦은 울산 H기업 한 간부도 "하루아침에 딱 끊으려니까 어색한것 같아 조금 준비하고 있다"고 실토. 반면 연 매출액 6억원 정도인 청주 N전기 H사장은 "지난 설날에는 한전,전화국을 포함한 유관기관에 구두티켓 1천3백만원어치를 돌렸으나 이번에는 그만 두기로 했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대구성서공단 섬유업체인 S산업 C사장도 "올해는 정부방침을 쫓아 떡값을 건네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으나 나중에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해 아직 확실한 소신이 서지 않았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