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택시운전사 급증...취업난 반영
입력
수정
고학력 택시운전사들이 늘고 있다.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학을 졸업한 택시운전사들이 별로 없었으나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그 수가 이미 1천여명을 넘어섰고 지방에서도 고학력택시운전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택시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택시운전사들의 고학력화 추세는 개인택시운전사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서울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파악하고 있는 9천여명의 개인택시운전사 중 대졸이 6백여명, 전문대졸이 1백여명에 달한다. 고학력 택시운전사들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체등에서 중간간부 등으로 있다가 개인 사정이나 정년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여 운전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 데 따른 것. 모범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정재규씨(63)는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59년 미국 MIT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내대학에 몇군데 출강을 하다가 개인사정으로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 회사택시 운전사의 경우도 최근 들어 고학력자들의 실업난이 가중됨에따라 대학을 갓 졸업하고 다른 직종에서 직업을 얻지 못했거나 다른 직업을 갖기에 앞서 사회경험을 쌓으려는 고학력 젊은층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D상운의 경우 5백40명의 운전사 중 대졸자의 수는 16명. 특히 올들어서는 구직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 중 대졸자가 한달 평균 2~3명씩 끼어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D상운의 남형진 총무과장(34)은 "취업을 원하는 젊은층 고학력자들은 마음에 차지 않는 보수와 힘든 근로조건을 견디지못할 것 같아 설득을 해서 돌려보내기도 하지만 막무가내로 취업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