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계열 증권사 불공정 `바터거래' 성행

재벌 계열 증권사들이 같은 계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인수업무에 대한 규제를 피해 서로 자기 계열사 회사채 발행 인수업무를 교환하는 이른바 `바터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재벌 계열 이 아닌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 인수업무 환경이 악화되는 등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회사채 발행 인수 실적이 모두 7천3백36억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88.57%가 럭 키와 대우그룹 등 역시 증권사를 소유한 재벌 계열사들에 대한 회사채 발행 인수 실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국내 32개 증권사들의 재벌 계열사에 대한 회사채 발행 인수 비중은 22.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주식 약정실적은 업계에서 19위에 머물고 있으나 회사채 발행 인수 실적에서는 5위로 올라서 있다. 또 한화그룹 계열인 제일증권도 같은 기간 동안 총 7천3백36억원의 회 사채 발행 인수 실적 가운데 재벌 계열사 물량이 69.0%나 차지했으며 재 벌 계열사인 동양증권과 현대증권도 각각 45.0%와 40.48%에 이르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이렇게 재벌 계열 증권사 사이에서 이른바 `바터 거래''가 성행하고 있 는 것은 재벌 계열 증권사들의 같은 계열 기업의 회사채 발행 인수를 제 한하고 있는 현행 유가증권 인수업무 규정 때문으로, 재벌 계열 증권사는편법으로 계열사 회사채 발행 인수업무를 교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경제 5개년계획의 금융제도개혁 부문에 따라 지난 9월 연간 회사채 발 행 인수실적 중 동일 계열사 비중이 1백분의 10에서 1백분의 5로 크게 강화됨에 따라 `바터 거래''는 매우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별 계열이 아닌 증권사들은 이에 대해 바터 거래가 성행하는 한 공정거래를 보장하기 위한 현행 유가증권 인수업무 규정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