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89) 제2부 대정변

"나는 무력을 함부로 쓰지 않아요. 무력은 어디까지나 마지막 수단이지요" "좋은 말씀입니다. 그렇게 분노를 하시면서 무력을 쓰지 않았다니,존경할 일이군요" "고맙소"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시려고요?" "실은 그래서 롯슈 공사를 초대했지요. 귀공의 의견을 들어보려고요. 어떻게 해서든지 사태를 다시 역전 시켜서 내가 구상하던대로 정치체제를개편해 나가야겠는데,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롯슈는 얼른 대답이 나오지가 않는 듯 잔을 들어 홀짝 한 모금 마시고는안주를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요시노부도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미 주기가 제법도는 듯 두 눈자위가 발그스레 물들어 있었다. 롯슈는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질 않고,오히려 자기가 질문을 했다."그런데 말입니다. 저. 정변이 일어나 과거의 직제를 전부 폐지하고,새로총재와 의정,참여를 임명했다는데,그러면 우리는 이제 어느 쪽을 상대해야되지요? 일본을 대표하는 쪽이 어느 쪽인지. 당장 그점이 모호하다니까요" 그말에 요시노부는 기분이 언짢은 듯 표정이 굳어들었다. 그는 롯슈를똑바로 쏘아보듯 바라보며 말했다. "분명히 말하겠는데요,일본을 대표하는 것은 여전히 막붑니다. 권력이 내손에 있다 그거예요. 조금 전에 말했듯이 몇몇 녀석들이 음모를 해서정권을 탈취하려고 한 짓인데,이 요시노부가 권력을 내주지 않는 한 소용이없어요. 제놈들끼리 아무리 그래봐야 헛일이라니까요" "그렇겠지요" "그리고 롯슈 공사도 잘 생각해 보세요. 그들은 존황양이의 기치를 든무립니다. 존황은 좋아요. 천황을 섬기는 일이 나쁠 턱이 있겠어요. 일본사람이면 다 존황을 해야지요. 그러나 양이는 안된다 그겁니다. 어떤세상인데 지금도 양이를 부르짖고 있느냐 말이에요. 롯슈 공사는 양이를용납하겠어요? 받아들이겠어요?" "받아들이다뇨.허허허." 롯슈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그러니까 그쪽을 일본의 대표라고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겁니다.양이를 부르짖는 자들에게 양인이 접근을 해서 그들과 외교적인 일을도모하려는 것은 언어도단이죠. 안 그래요?" "예,옳은 말씀입니다" "나를 밀어줘야지요. 롯슈 공사,내 말이 맞지요?" "예,맞고말고요.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