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어린이까지 징용"...징용자 증언/일본인교수도 확인

태평양전쟁때 일본은 한국어린이들까지 강제로 끌고가 노역을 시켰음이 확인됐다. 지난 41년부터 45년까지 일본 홋카이도 기와기타 해군비행장 활주로건설공사에 동원됐던 이홍기씨(70.경북 경산군 용성면 용전리)에 따르면 당시 9~10세 정도의 조선인어린이 20여명이 활주로 바닥에 전선을깔아주는 작업에 동원된것을 직접 목격했으며 어느날 저녁작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이들을 만나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조선"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6일 한국소년들의 강제징용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한 일본 홋카이도대학 강사 마쓰모토 시게요시씨(65.향토사학자)를 단장으로 한 일본인 진상조사단 일행 11명에게 이같은 사실을 증언했다. 이씨는 "조선 소년들은 우리와 5백여m 떨어진 곳에서 일했고 우리와의 접근은 금지됐으며 숙소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고 밝혔다. 마쓰모토씨는 지난 91년 2월 홋카이도 시베츠 읍사무소에서 당시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의 기록을 조사하던중 당시 8세인 박일양어린이(경북의성군 안평면하령리502)의 사망사실이 자세히 기록된 서류를 발견, 한국인 어린이의 강제징용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었다. 그는 "이 기록을 발견했을때 일본에서는 출생연도를 잘못 기재했을것이라는 등의 논란이 있었으나 이씨의 증언으로 역사적 사실을 밝히게됐다"며 "이 문제를 동경재판소에 제소할 방침이고 한국인유족들과 함께 강제징용은 물론 종군위안부문제해결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인 45년7월 동료 30여명과 함께 탈출, 귀국한후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