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 출발부터 "삐걱"...주식매각 장외입찰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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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기세좋게 출발한 공기업 민영화에 출발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주식을 팔아야하는 기업은 많으나 막상 팔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9일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체신부에 따르면 한국통신,데이콤,이동통신등 정보통신 관련 3개사는 이미 주식 매각 일정이 잡혀있거나 매각시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가 1백% 주식을 갖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우 정부는 지난 90~92년 49%의 지분을 팔려다가 증시 침체를 우려,93~96년(93,94년 각 10%,95년 14%,96년 15%등)으로 연기한 상태여서 더 이상 미루기가 어렵게 돼있다. 또 한국통신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다음달 10일까지 *자신이 갖고있는 데이콤 주식(23.6%,1백60만주)은 모두 처분해야 하고 *이동통신주식(64%)은 지분율을 3분의 1이하로 낮춰야 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올해 팔아야 할 한국통신 주식 2천8백79만주(지분율 10%)를 경쟁 입찰에 부쳤으나 이중 9.66%인 2백78만주만이 낙찰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데이콤 주식은 특히 지난달 2차례나 입찰을 실시했으나 단 1천주만이 팔렸고 이동통신 주식은 아직 입찰을 실시하지도 못한 상태다. 이같이 부진한 것은 "장외 경쟁입찰"이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으로 *한국통신은 아직 상장이 되지 않아 주식을 사보아야 환금성이 없고 *상장주식인 데이콤은 증시 장내에서 살 수있어 구태여 장외 입찰에 응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증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장외 매각을 시도했으나 바로 이 점 때문에 매각에는 실패했던 셈이어서 앞으로 정책선택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이들 통신 관련기관 외에도 정부는 최근 공기업 경영쇄신 차원에서 23개 정부투자기관과 1백3개 자회사중 절반 정도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어 공기업 매물은 앞으로 더욱 대량으로 쏟아져나오게 돼있다. 이에 따라 보다 실효성있는 매각 방안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공기업 민영화 작업 자체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