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국민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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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가 백성을 위해 있는가,백성이 목자를 위해 있는가. 백성이라는것은 곡식과 피륙을 제공하여 목자를 섬기고 또 가마와 쌀을 제공하여목자를 송영하는 것이다. 결국 백성은 피와 살과 정신까지 바쳐 목자를살찌게 하는 것이니 이것으로 본다면 백성이 목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아닌가. 그러나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목자가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애초에 세상에는 백성이 있었을뿐이다. 거기에 무슨 목민자가 있었겠는가" 조선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원목"에 나오는 말이다. 절대왕정하에서의공직자의 길을 제시한 것이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다 해당되는 불변의진리다. 백성이 없는데 어찌 공직자가 있을수 있겠는가. 주권이 국민에게있는 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 내각에는 공직의 기본적 존재이유마저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각료가 있다. 취임후 몇차례인가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지를의심케 할 정도로 물의를 빚은 황산성환경처장관이다. 장관자리가 누구를위해 있는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급기야 국민을 무식하다고까지 매도하고 나섰다. 그의 학력이나경력을 들춰 본다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은 속이 찰수록고개를 숙이게 된다"는 속담에서도 헤아리지 못하는 지식의 오만이 사회에얼마만큼 보탬이 될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정책을 펴 나가는게 장관의 할 일인데도 국민이 무식하니까 자기의 뜻대로계도해 나가겠다는 계몽군주시대적 발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니고무엇이겠는가. 거기에 "나같은 사람 일 못하게 하면 손해"라는 식의 발언 또한 자기우월감에 사로잡힌 망상일수밖에 없다. 이 나라에는 자기밖에환경처장관을 할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유아독존식의 의식을 가지고있기때문이다. 또 물의가 빚어질때마다 장관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공언해 왔다.그런데 이번에는 사안의 책임을 전임자에게 떠밀기만 한것인지 그 속셈을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황장관의 실언들을 여성장관의 실수와 애교로받아들였으나 이번의 "국민이 무식하다"는 발언에는 공인으로서의 책임을물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