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안피가로 패션디자이너/안피가로모드학원원장

해외유학 하면 으레 미국이나 유럽행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실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가깝고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와 비슷하면서도앞서있는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국삼전회는 이들 일본유학생중 경응대 수학생들의 동창모임이다. 게이오대는 1백35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삼전회의회원 또한 백발이 성성한 노선배에서 부터 최근 입회한 젊은 동문에이르기까지 폭넓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령폭만 넓은 것이 아니라 종사하는 분야 또한 다양해 정계와 재계학계언론계등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로 이뤄져 있다. 현재 회원은 1백50명이며 회장은 홍형표 제일빌딩회장이 맡고 있다. 지난5월까지 회장으로 수고하시던 민병도 서울하얏트호텔회장은 명예회장으로추대됐다. 부회장은 김홍준 제일제당상임고문 이일규 서울가든호텔사장,이형순고려대교수등 12명의 선배가 맡고 정두식 제일유니버설사장은 간사장으로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한국삼전회에서는 1년에 한 차례씩 한.일 양국 동문들의 전체모임을주최하고 또 연2회 정도의 야유회와 체육회도 갖는다. 이날은 선후배는물론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자리로 이때가 되면 일본에서도 동문들이방문,퀴즈게임을 비롯한 각종 게임과 놀이를 즐기고 서로간의 우의를돈독히 하곤 한다. 올해는 대전엑스포에 한.일양국 회원 80명이 단체로 참가,미래과학의세계를 살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게이오 뉴스레터"라는 이름의 동문회보도 발간,한국삼전회와회원들의 크고 작은 소식을 전하고 일본동문들에 관한 정보도 게재한다. 필자의 경우는 84년에 입학,미학과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고 졸업했다. 게이오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활약중인 가와쿠보 레이와 야마모토요지의 출신학교로 일본내에서는 물론 세계각국에서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패션과 미학을 공부하기 위해 입학한다. 그곳에서 공부하는 동안 패션디자이너란 단순히 그때그때 유행하는 옷을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사는 시대와 사회의 한 대변자라는 사실을깨달았다. 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인 피가로도 그때 지은것이다. 서울로 돌아와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대학시절의 순수한 열정을 되살리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곤 한다. 특히 한국삼전회의 모임에 나가 믿음직한 선배와 동료 후배를 만나노라면어느새 마음속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솟는다. 패션디자인을 하면서 수없이 갖게 되는 회의와 갈등이 사라지고 마음이한없이 든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