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예산 선거연도 급증...13.14대 대선기간 30~20%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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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17일 예결위를 속개해 이회창 감사원장, 이경식 부총리 등 국무위원들로부터 92년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이해찬 의원(민주)은 이날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안기부가 전두환.노태우 정권 동안 집행한 예산총액이 4조여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이렇게 엄청난 돈을 쓰면서도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고 국회심의도 받지 않는 것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집계해 밝힌 `안기부 관련 예산추이''에 따르면, 안기부 집행예산은 전.노 정권기인 81년부터 92년까지 12년 동안 안기부 일반예산 4천11억원 예비비 사용 1조9천6백34억원 10개부처(통일원.외무.내무.법무.국방.문체.노동.체신.과기처.공보처) 1조5천4백58억원 등 모두 3조9천3억원이다. 이 의원은 또 "13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87년도에 안기부예산이 전해보다 30.6% 늘어났고, 13대총선이 있던 88년에 15.5%가 늘어났다"며 "선거때 예산증가율이 평년의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것은 안기부가 정치공작을 하고 있는 증거가 아니냐"고 따졌다. 14대 총선.대선이 있던 92년에도 안기부 예산이 전년보다 20.6% 늘어났다. 82~90년 사이 선거가 없던 해의 안기부 예산 평균 증가율은 2.41%이다. 이경식 부총리는 답변에서 "안기부는 경제기획원 일반 예비비에 포함돼 있는 안기부 예산을 분기별로 신청하고 있다"고 말하고 "안기부가 예비비를 총액으로 신청하면 별도의 심의절차 없이 돈을 내준다"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러면 예산배정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이해찬 의원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