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영화평] '카드로 만든 집' .. 정통가족영화

"카드로 만든 집"은 최근 보기 어려웠던 정통가족영화이다. 가족관객을 두루 만족시키려고 귀여운 악동의 기상천외한 장난만을 그린 코미디물이 범람하는 실정에서 이 영화는 더욱 불거진다. 신화를 바탕에 깔고 있어 화면도 환상적이다. 건축디자이너 루스 매튜(캐서린 터너)는 일년전 마야고적발굴중 사고로 남편을 잃는다. 열두살 먹은 아들 마이클과 여섯살짜리 딸 샐리(아샤 메니나)를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온후 루스는 딸이 이상해졌음을 알게된다.샐리는 높은 나무에 겁없이 올라가고 50미터 가까운 신축건물옥상에도 기어올라간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어느날 밤 루스는 샐리가 가족사진과 카드 수백장으로 5피트높이의 정교한 집을 지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루스는 제이콥박사의 치료와 상관없이 샐리의 내부세계로 들어가 보기로 작정한다. 샐리가 카드로 만든 집을 판자로 꾸며 대형 목조건물을 만들어 자신도 높이 높이 걸어올라가 본다. "카드로 만든 집"은 아이들이 보기에 그리 쉬운 영화는 아니다. 영혼불멸의 마야종교사상이 어린 샐리에게 각인되고 샐리가 말문을 여는 과정에 별다른 설명이 개입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를 믿지 못하고 아빠에게 정감을 갖는 "엘렉트라 컴플렉스"가 이 영화에서는 아름답게 형상화돼있다. 자신만이 잊혀져가는 아빠를 기억하고 있다고 샐리는 믿었다. 아빠와 함께 만났던 마야족이 들려준 말을 잊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죽어서 달나라로 간단다. 세상을 진정으로 보려면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빠는 저 높이 달나라에 있지만 엄마와 오빠의 가슴에도 있다는 것을 안샐리는 비로소 말문을 연다. 샐리의 마음의 병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완치된다. 이 영화로 금년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캐서린 터너의연기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