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322) 제2부 대정변

후시미가도 쪽에서는 황군이 막부군의 본영인 봉행소를 향해 맹렬한기세로 포탄을 퍼부은 끝에 돌격을 감행하여 모든 건물에 불을 질렀다.그리고 주변의 촌락에도 방화를 했다. 그래서 후시미의 밤하늘이 온통타오르는 불길로 벌겋게 물들었다. 밤하늘을 태우는 듯한 그 불길은 오사카에서도 바라볼수가 있었다. 그때 요시노부는 잠자리에 들어 있었다. 아직 잠들기에는 이른시간인데,그는 감기에 몸살 기운이 있다는 핑계로 오후부터 잠자리를 하고 드러누워 버렸던 것이다. 실은 몸이 아픈게 아니라,마음이 아픈 것이었다. 정국이 자기의 뜻대로흘러가질 않고,결국 전쟁으로 치닫고 말아서 괴로웠고,싸움에 패하지않을까 싶어 걱정이었다. 이미 조슈 정벌에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아무래도 이길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머리가 띵하고몸이 좀 찌뿌드드하기도 해서 슬그머니 드러누워 버린 것이었다. 요시노부는 이제 지장도 아무것도 아닌,한낱 겁쟁이에 불과했다."각하,몸은 좀 어떠십니까?" 이다쿠라가쓰시즈였다. 그러나 그는요시노부의 병세가 어떤가 해서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전황을 보고하러온 것이었다."열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좀 어지럽고,이상하게 몸이 무겁지 뭐요. 누워있는데도 허리가 아프다니까요" 엄살을 부리는 듯한 그말을 싹묵살하고,이다쿠라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각하,우리 군사가 밀리는 듯합니다" "아니,그게 정말이요?" 누워있던요시노부는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았다."후시미 봉행소가 불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곳이 우리 후시미 방면부대의 본영인데." "음-" "그쪽 하늘이 온통 벌겋다니까요" "그래요?어디 한번 가볼까요" 요시노부는 끙- 하면서 무겁게 몸을 일으켰다. 이다쿠라의 부축을 받으며 성의 꼭대기에 있는 천수각으로 올라가 창밖으로멀리 후시미쪽 밤하늘을 쳐다본 요시노부는, "오- 굉장한 불이군. 저게 후시미 봉행소가 타는 불길이 틀림없나요?"하고 숨이 가빠 헐떡이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예,틀림없습니다. 후시미 봉행소가 공격을 받고 있다는 보고가들어왔거던요" "음- 이다쿠라공,본영이 불타버리면 다음은 어떻게되는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