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통상질서 UR출범] (1) UR 의미와 우리의 대응

세계무역질서에 UR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7년이상을 끌어온 UR협상의타결이 임박해짐에 따라 UR이라는 새로운 무역체제가 세계경제를 이끌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체제를 대신해 보다 자유로운 무역을 향한신무역질서의 탄생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에따라 지난 약50년동안 GATT가추구해온 세계무역의 자유화가 거의 완성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문자그대로 완전한 자유무역질서를 구축하기에는 여러가지 문제점과미비함이 남아있지만 15일 그 최종모습을 드러낼 UR협정안은 앞으로 남은90년대와 다가올 21세기초의 세계무역 기본틀이다. UR협정의 기본정신은 정부의 지원축소와 기업간의 자유로운 경쟁이다.경쟁력이 뛰어난 해외산업으로부터 취약한 국내산업을 보호해주던 정부의각종 지원과 간섭은 앞으로 없어지거나 크게 줄어든다. 외국상품에 대한수입금지나 수입량의 조절같은 인위적인 무역통제도 사라지게된다.기업이든 농사와 같은 기초산업이든 상품과 용역을 창출하는 모든경제단위는 오직 품질과 가격에 의해서만 생존이 결정될뿐이다. GATT시대에는 상당한 정도로 국내산업보호와 육성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정부의 보호와 지원이 가능했다. 그러나 95년부터 시작될 UR시대에서는 정부의 보호막이 벗겨진다.외국경쟁제품과 대항해 살아남을때까지 국가정책으로서 기업과 산업을보호해왔던 "정부온실"이 철거되고 그야말로 자유로운 경쟁이세계무역질서의 헌법이 되는 것이다. 자유경쟁에 의한 적자생존,바로 이것이 UR체제가 추구하는 새로은세계무역질서이다. 자유경쟁에 의한 적자생존이라는 신무역질서를 구축해나갈 UR협정은그러나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불균형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출발한다. 몇몇 선진강국들의 이익증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대신 개도국들의 혜택은 희생당한 강자를 위한 협정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UR협상은 미국을 중심으로한 일부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위해서 지난 86년 9월 시작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미국은 자국의 무역적자확대가 교역상대국들이 인위적으로미국상품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반공산품뿐만아니라 미국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있는 금융서비스와 농산물의교역자유화가 이루어져야 미국경제가 계속해서 세계경제를 지배할수 있을것이라는 속셈이 UR추진의 배경이었다. EC와 일본등 다른 선진국들도 동남아의 신흥공업국이나 인도 브라질등개도국들의 전반적인 시장폐쇄가 자신들의 교역증대를 가로막고 있다는인식에서 미국의 UR협상추진을 지지했다. 이처럼 UR는 선진국의이익확대를 위해서 시작됐고 그렇게 결말이 나고있다. 물론 무역자유화라는 협상의 기본정신에 따라 무역을 하고 있는 국가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미국이나 EC의 독주로 협상이 진행돼오면서 선진국중심으로 협정안이 도출된것이 이번 UR협상의 문제점이다. 불균형이라는 문제가 있긴하나 UR협상타결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고90년대의 보호주의득세를 저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UR정신인무역자유화는 세계교역을 확대하고 세계경제성장률을 높여줄것이다. 또한보호무역의 정반대편에 서있는 자유무역의 제고는 보호주의세력을 약화시킬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장담할수 있는 UR체제의 효과다. UR타결은 이처럼 세계전체로 보면 매우 좋은 일이다. 하지만 국제경쟁력이 처지는 나라들로서는 외국에 의한 경제의 예속화와 국내산업의 피폐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UR타결이 가져온 무역의 자유화로 강한 기업,강한 산업만이살아남을수 있는 풍토가 더욱 확고해짐을 의미한다. 업계의 선두에 있는기업들은 앞으로 더욱 번성하고 뒤처져 있는 기업들은 말살될 가능성이더욱 커진 셈이다. 세계전체경제규모는 확대되겠지만 이미 경쟁력확보라는 기득권을 갖고있는일부 선진국이나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있는 국가들만 경제발전을 이루고기술도 자원도 없는 국가들의 경제는 더욱 낙후되는 부익부 빈익빈현상 이심화될 우려가 있다. 각국이 갖고있는 특수한 사정을 거의 고려하지않은채 오직 자유무역의 확대만을 강조하고있는 UR협정이 지니고 있는위험이다. 한국으로서는 이제 효과적인 대응만이 남아있는 수단이다. 정부의정책적인 보호와 지원이 사라지는 탓에 우리기업들은 획기적인 사고의전환이 시급하다. 품질개선 생산성향상을 통한 경쟁력제고만이 UR시대에서우리경제가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