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입에 허술한 구멍...국방부 6개월간 당한줄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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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무기거래상의 가짜 서류를 믿고 선적도 하지 않은 무기값을 지불해 어처구니 없는 망신을 당한 이번 무기도입 사기사건은 국방 군수업무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간 무기거래 과정에서 불량품이 발견되거나 주요 부속품이 빠진 사례는 간혹 있어 왔지만 이처럼 간단한 서류조작으로 사기를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어서 관계자들을 더욱 황당케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이야말로 서류상의 기본적인 하자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사기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건의 진원지인 국방부 군수본부측은 이번 사건이 결국 법정으로까지 비화될 경우 군수본부의 약점이 노출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방부 군수본부는 지난 90년 11월 국내 무기중개상인 광진교역을 통해 프랑스 무기오퍼상 에피코사와 1백55미리,90미리등 3종의 탄약을 6백70만달러에 수입키로 계약을 체결,2년후인 92년 12월 외환은행 파리지점에서 에피코사가 발행한 선하증권을 받고 대금 전액을 지급했다. 그러나 당시 발행된 선하증권이 허위였다는 사실을 군수본부측이 알게 된 것은 지난 6월이었으며 뒤늦게 파리주재 무관을 통해 에피코사 대표를 찾아 나섰으나 이미 잠적한 뒤였다. 군수본부측은 에피코사와 카운트 파트너인 광진교역 대표가 현재 소재파악이 불가능하며 그가 에피코사와 범행을 공모했는지의 여부는 아직 확인할수 없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피해자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당시 국방부는 도태장비 교체를 위해 프랑스로부터 모두 6백67만3천9백40달러 상당의 훈련용 포탄 3종을 구입하려 했었다 이번 사건을 놓고 군수본부측과 외환은행간에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 같다. 군수본부측은 외환은행이 선적서류에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하자가 있었음에도 사전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외환은행측은 당시 선적서류에 지구의 모양의 마크가 없는 점등 기본적인 하자를 통보해 주었음에도 군수본부측 담당자(현역 중령)가 "별것 아니다"며 주목하지 않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은행측이 선하증권사실을 서류가 아닌 구두로 통보한점 군이 무기도착을 6개월동안 확인하지 않은 점 무기대금이 허술하게 지불되고있는 점등 무기도입에 어수룩한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무기도입 사상 전례없는 이번 사건이 터지자 군수업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군수계통 장교들의 무지와 비전문성에 일대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무역업무에 밝은 전문 민간관료들로 전원 교체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