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332)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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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대한 결심을 밝히기 위해서요. 드디어 나는 귀관들의 진두에 서서대반격을 감행할 때가 되었다는 판단을 하였소. 첫 전투에서는 밀렸지만,이제부터는 우리가 적을 밀어붙여서 교토로 쳐들어가 그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차례요. 알겠소?" 장내는 별안간 야- 와- 만세-온통 환호성에 터져나갈 듯하였다. 놀란 것은 참모장 다케나카였다. 전략상 에도로 퇴각하기로 조금전에 결정해놓고서 이 무슨 난데없는 소리란 말인가. 휘둥그래진 눈으로 요시노부를 돌아보았다. 요시노부는 흥분이 된듯 만면에 살짝 홍조까지 띠고서 훈시를 계속해나갔다."그러니까 귀관들은 지금 당장 부하들을 거느리고 제각기 맡은바 진지로돌아가 주기 바라오. 성안에 이렇게 모여 있어서는 아무일도 할수가 없소.일차적으로 공격해 오는 적으로부터 오사카를 사수해야 되오. 적이 오사카땅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하오. 그런 다음에 대대적인 반격을일시에 감행하는 거요. 알겠소? 자,그럼 당장 모두 전투태세로 돌입하기바라오" 와- 야- 흥분에 겨운 부대장들은 일제히 일어나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모두가 자발적으로 쇼군 만세를 장내가 떠나가도록 삼창한 다음 우루루 회의장에서 밀려나갔다."각하,어떻게 되신 영문입니까? 에도로의 퇴각을 단념하시고,총반격을시도하시려는 겁니까?" 회의장을 나서면서 다케나카가 요시노부에게 물었다."두고보면 알 거요. 비상수단이오" 요시노부는 아리송한 웃음을 살짝 떠올려 보였다. 그날밤,거의 자정이 다 되어갈 무렵이었다. 거뭇거뭇한 그림자 같은 것들이 어둠속을 슬금슬금 옮겨가고 있었다. 성의 뒷문쪽으로 다가가는것이었다. 칠팔명 되어 보였다."누구야!"성문의 파수병이 어둠속에 총을 불쑥 앞으로 내밀며 소리를 질렀다."척후병들이오""뭐 척후병?""그렇소. 쇼군께서 직접 우리에게 적진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 정탐을 해오라는 명령을 내렸소""아,그래요? 수고들 많으시겠소" 파수병은 주저없이 성문을 열어 주었다.검정색의 평복에 복면을 한 사람들이 줄줄이 성문을 빠져나갔다. 모두여덟 사람이었다. 그들은 곧 어둠 속으로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