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보호막 걷힌 한국경제] (6) 우려되는 유통시장 예속

UR유통부문 협상결과로 오는 96년부터 국내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이불가피해져 국내유통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있다. 미국및 EC의 요구로 지난 7월부터 이미 시행에 들어간 유통시장 개방3단계 계획인이 끝나는 오는 96년부터 국내유통시장이 전면개방될 경우외국의 대형유통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국내유통시장에 일대혼란을 초래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있다. 롯데백화점등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외국유통업체와 맞서 싸울만한자금과 노하우를 갖춘 업체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큰 취약점이다.외국의 대형유통업체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서비스와"가격"을 무기로 상륙한다면 아직 상권개발이 뒤쳐진 지방에서부터붕괴현상이 일어나면서 이를 토대로 서울로 서서히 진출해 들어올것이라는게 유통전문가들의분석이다. 현재 국내 소매업체들의 점포당 평균매장면적은 23평에 불과하며종업원수 2인이하의 영세업체가 90%를 넘고 있다. 슈퍼마켓도 마찬가지로3단계개방과 같은 규모인 매장면적 3천 이상의 슈퍼마켓은 단4개에 불과한형편이다1천-3천 규모의 비교적 경쟁력을 키워나갈수 있다고 판단되는매장을 갖고있는 슈퍼도 1백개를 간신히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체의 유통지배로 인해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도매업도마찬가지. 소매업과는 달리 점포수및 매장면적에 대한 제한이 없는 도매업은 현재89개업종중 76개업종에 외국인투자가 허용되고 있다. 이에따라 네덜란드의마크로사사가 합작형태로 진출,본격적인 사업전개를 준비중이며 스웨덴의KF그룹,대만의 테이트사,일본의 미쓰비시등도 시장진출을꾀하고 있다.바잉파워를 앞세운 저가전략및 경영기술등 부가서비스 제공으로 국내소매업체들이 이들 외국업체들에 예속될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결국 유통일선의 붕괴는 제조업체의 경영악화와 직결된다는데 문제의심각성이더해지고 있다. UR협상타결로 인한 단계적인 관세인하로수입규모가 더욱 확대, 국내상품이 설자리를 잃게된다는 것이다. 일본등의 양판점진출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전부문의 경우 완전개방시 TV 세탁기등의 국내공급량은 40%가깝게 감소되며 비디오 카메라냉장고 전기다리미등의 시장점유율은 10%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보고 있다. 이미 중국 일본 미국산에 시장의 대부분을 내주고 있는완구시장및 국내업체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단독출자형태로 전환하는추세를 보이고 있는 식품 화장품 역시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것으로우려되고 있다. 의류역시 직수입브랜드 매출규모가 지난해 3천7백억원으로91년보다 72%나 증가하는등 국내브랜드 의류시장의 성장율을 크게 앞지르고있는 형편이다. 앞으로 2년밖에 남지않은 유통시장완전개방에 따라 더욱 빠른 속도로밀려들어올 외국유통업체및 수입상품과 겨루기 위해서는 다각적인경쟁력강화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외국유통업체의 매장전개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이들의 진출이 예상되는 상권의 요지선점이 꼽히고 있다. 대형백화점의 전국체인망구축및디스카운트스토어 대중양판점등 상권에 적합한 신업태전개 노력이 요구되고있다. 도매부문을 육성,유통라인의 허리를 강화해야할 필요성도 제기되고있다. 그러기 위해서는유통업에 대한 정부의 보다 과감한 규제완화와자금지원이 선행돼야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제조업체들도유통업에 직접 뛰어들기에 앞서 품질이 우수한 제품개발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전환하는등 전문유통업체들이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할 수있는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