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관리 개선 말만 앞선다...""간접규제"" 해마다 단골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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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신년사에 나타난 한국은행의 통화관리 정책이 지난 10년이 넘게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었던 데다,말한대로 실천이 뒤따를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아 올해도 또다시 외국 자본의 대량유입을 앞두고 통화관리가 "10년내의 과제"가 되고 있다. 80년대 이후의 총재 신년사를 보면 통화관리를 간접 규제로 바꾼다는 언급은 지난 82년에도 진작 있었으나 10년이 넘은 올해도 같은 언급이 신년사에서 반복됐다. 이에는 정책금융이 좀체로 줄지 않고 금리자유화가 뒤로 미루어지는 등 정부의 책임도 컸지만 한은도 통화관리 방식의 개선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은 총재의 신년사에는 매년 표현만 조금씩 다를 뿐 "통화의 안정적인 공급,국제수지 개선,저축 증대"등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원칙론이 어김없이 단골 메뉴로 등장해왔다. 경제상황이 국제수지 흑자에서 적자로 돌변하고 금융개방이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한은의 통화관리도 옷을 갈아 입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예컨대 총통화(M2)잔액이 15조원에서 1백10조원으로 늘고 전체 유동성에서의 비중이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떨어졌는데도 통화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총통화다. 올해도 과거와 별 다름이 없는 총재 신년사를 보며 지난 87~90년 국제수지 흑자 당시의 총재 신년사를 새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