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한라 항공기제작 참여 가능할까..정부 승인거부 '난관'

현대그룹과 한라그룹이 항공기제작사업에 참여할수있을 것인가. 정부가 항공산업 전문계열화를 위해 현대정공의 러시아업체와의항공기합작생산사업 승인을 거부하자 현대그룹은 물론 항공기제조사업에 본격 참여하려는 한라그룹도 항공사업계획발표를 미루는 등 바짝 긴장하고있다. 특히 상공자원부가 항공우주연구소의 조사용역결과를 토대로 마련한"중형항공기 개발사업"에서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등 군용기제작 3개사중 1개업체를 주도업체로 선정하겠다고 밝혀 현대와 한라그룹의 항공기 최종조립사업참여는 사실상 좌절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정부는 현대정공이 러시아 야크항공사와 합작, 96년부터 야크기 생산과 30인승및 1백50인승급 항공기를 개발키위해 신청한 사업계획승인을 내주지않는 대신 항공기무역업및 애프터서비스에 대해서만 사업승인을 해주기로 했다. 현대정공은 지난해 11월4일 러시아야크항공과 자본금 5억원의현대야크사를 설립키로 합의, 항공기 제작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었다. 현대정공이 51%, 러시아야크항공이 49%의 지분으로 출자한 합작회사 현대야크에서 항공기를 생산한다는게 현대그룹의 항공산업진출 전략이었다. 현대정공은 이를위해 지난해 12월 항공전문인력을 모집하는 등항공사업진출을 준비해왔다. 정부는 그러나 현대야크에서 항공기를 제작하는것이 항공산업전문계열화에 어긋난다고 판단, 외국인투자인가신청을 승인하지 않기로 한것.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등 3개업체가 항공기최종조립사업을 맡고있는것도 중복투자라는 이유로 축소조정하려는 마당에 신규진출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대정공은 이에따라 사업목적을 일부변경, 항공기무역및 서비스만을하겠다는 내용의 외국인투자인가신청서를 지난해12월29일 재무부에 냈다.96년부터 러시아야크기를 생산하겠다는 것과 30인승및 1백50인승항공기를공동개발하겠다는 내용은 신청서에서 빠진것이다. 현대야크사는 올해 1백50명의 항공전문인력을 채용, 야크54(2인승)야크112(4인승) 야크58(6인승) 항공기 등을 독점판매하고 이에 필요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신청서에서 밝히고있다. 정부는 현대정공이 항공기제작사업을 포기했다고 판단, 오는 20일께산업용기계장비및 관련용품무역업체로 현대야크설립을 인가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측은 그러나 미래첨단사업인 항공산업을 결코 포기하지는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정공 항공사업본부장 이종원상무는"야크항공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엔진과 항공전자, 인테리어 등을바꿔야한다"며 "판매및 애프터서비스기술과 개발기술을 우선 확보하고항공기생산은 판매대수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라중공업은 지난해 러시아 비즈니스애비에이션사및 중국항공공업총공사와 공동으로 50인승급 항공기를 제작, 유러시아지역에 공급키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또 1백인승 이상의 항공기도 생산키로 하는 등 항공산업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키로했다. 한라중공업은 그러나 정부의 항공산업 전문계열화추진으로 사업진행에어려움을 겪고있다. 이회사관계자는 "정부가 항공산업신규진출에 반대하고있어 사업계획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문계열화작업이 진행된다해도 항공사업진출을 포기하지는 않을것"이라고밝히고있다. 한라중공업은 또 정부가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등 군용기제작3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되고있는 전문화논의에도 반발하고있다.강경호 한라중공업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중형항공기개발 심포지엄에서 "항공우주연구소가 한라중공업현대정공 등 신규참여업체들을 배제하고 항공3사중 1개업체를 중형항공기 개발사업 주도업체로 선정하겠다는 근거는 무엇이냐"며 "항공사업에 진출하려는 모든 업체들을 동등하게 대우해야한다"고 주장했었다.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등 이미 항공산업에 발을 들여놓고있는 항공3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이들업체중 1개사를중형항공기 주도업체로 선정할 계획을 세워놓고있어 기득권은 일단인정받은 셈이나 이들중 1-2개업체는 항공산업 전문계열화 방침에 따라 항공산업에서 탈락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50인승급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을 위해 경쟁기종으로 분류될수있는 30인승-1백50인승까지의 항공기개발 또는 기술도입생산 등을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이들 3사의 신규프로젝트들도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