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번역상'수상 풀턴부부..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시사

"한국문학이 세계화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일천한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역사의 배경이 풍부하고 비극적인 작품이많은등 독특하게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성을 띤 작품이 많기때문입니다" 우리문학의 국제경쟁력강화와 세계화를 위해 문예진흥원이 제정한 제1회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선정돼 20일 기자회견을 가진 브루스 풀턴(45),주찬풀턴(38)부부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훌륭한 원작과 번역자의 "살아있는 언어구사력",배급망이 많은 출판사의 선택등 3가지요소가 함께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들부부가 공동번역한 수상작은 지난89년 미국 시애틀의 실프레스사에서펴내 미주지역및 일본에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별사"(Words ofFarewell).오정희의 "별사""저녁의 게임""중국인거리",강석경의 "숲속의방""낮과 꿈",김지원의 "어떤 시작"등이 수록된 한국여성 3명의 소설선집이다. 브루스 풀턴씨는 한국문학은 "대개의 작품들에서 주인공들이 어떠한 역경속에서도 감정폭발을 절제한채 선함을 지키려는 노력과 사회에서 환영받지못하는사람들도 인간적인 삶을 이룩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황순원의 단편과 윤흥길,조정래의 장편,그리고 월북작가이태준을 비롯,김동리,채만식등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힌다.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석사학위 논문을 "한국근대소설연구"를 낼 정도로한국통인 브루스풀턴씨가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78년부터 2년간 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근무할 당시부터. 이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고교 영어교사로 있던 주찬풀턴씨(본명 윤주찬)와 결혼,함께 10여년간 한국문학을 번역해왔다. 그간 이들부부가 공역한 작품으로는 황순원 장편소설인 "움직이는성"(TheMoving Castle),"한국단편소설선"(Land of Exile)등 다수가 있다. "한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데 원작가와 번역자의 교감이 중요하기때문에 이해가 잘안되는 부분은 작가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물어왔다"는 이들부부는 한국문학이 미국에 활발하게 소개돼 있지 못한 것은 그간 질과 양면에서 좋은작품이 없었기 때문인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 노스웨스트사에서 통역요원겸 지상근무원으로 재직중인 주찬 풀턴씨는 "그간 번역일을 하느라 재정적,시간적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수상으로3만달러의 상금을 받게돼 번역에 전념할 수 있게됐다"며 밝게 웃는다. 그동안 생존작가의 작품만 번역해왔는데 앞으로는 이태준 김동리 채만식등의 작품들도 다룰 생각이라는 이들부부는 우선 오정희의 중편 "바람의 넋"과 이미 번역했던 황순원의 장편 "움직이는 성"을 재번역,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과 함께 내한한 실프레스사의 발행인겸 편집인인 바바라 윌슨씨(43)는 "수상작인 "별사"는 4천5백부를 찍은 초판이 매진돼 재판을 찍고있는중"이라면서 "상금 1만달러는 수상작의 미국내 광고비로 쓸 예정이어서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턴씨부부는 경북 경주에서 한국펜클럽주최 강연회에 참석하고 오는27일께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