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씨 부도파문 일부 예비역장성 '속앓이'..10여명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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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큰손의 바람앞에는 맥없이 나가 떨어진다". 장영자씨부도파문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피해를 입은 금융기관과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수억원씩의 피해를 봤으면서도 드러내놓고 말한마디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있는 사람도 많다. 사채업자들과 현직국회의원 예비역장성들이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예비역장성들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장씨부부에게 속아 수억원씩을 떼인 예비역장성들은 현재 알려진 사람만해도 10여명. 유평상사대표로 돼있는 최영희 전국방부장관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만한 사람들이 많다. 육군참모총장까지 지냈던 L씨와 6공시절 청와대 경호실 고위직을 맡았던 O씨를 비롯 M씨 Y씨 H씨등 한때를 풍미하던 별들이 장씨의 유탄을 맞았다. 장씨부부가 예비역장성들을 이용한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알려지고있다. 첫째가 중앙정보부차장을 지낸 이철희씨인맥의 활용. 최영희씨가 밝혔듯이 의리를 중시하는 군의 생리상 이름은 물론 부동산까지 담보로 제공한 사람이 많았다. 또 L씨등은 자신은 물론 후배들까지 소개해줘 현재 상당히 분개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씨외에 예비역장성들을 끌어들인 사람으론 서순종 유평상사감사가꼽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소공세무서재산세과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서씨는 장씨가금융실명제에 대비하고 세무관계를 맡기기위해 스카우트한 인물. 서씨는 친구관계인 O씨와 H씨등에게서 수억원의 어음을 할인,장씨에게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O씨등은 최근 장씨사건이 불거지자 서씨에게 강력히 항의,서씨는 자신과친척의 집까지 이들에게 담보로 내줬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예비역장성들이 장씨부부에게 당한 방법은 크게 두가지이다.첫째는 신용금고에서 어음을 할인할때 배서를 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제공하는 식이다. 최영희씨는 유평상사에 명의를 빌려줬을뿐 아니라 부동산도 담보로제공,10억원이상을 떼인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장씨의 사위인 김주승씨가 삼보상호신용금고에서 5억9천만원을대출받을때 부인 이금란씨명의의 서울 성북동 주택을 담보로 제공해 삼보금고가 현재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해 놓고있다. 다른 예비역장성들도 장씨가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어음을 할인할때 상당액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것으로 확인되고있다. 또 다른 방법은 직접 어음을 할인해주거나 현금을 빌려준 방법이다. O씨등은 서순종감사로부터 상당액의 어음을 직접 할인해줬다. 이들은 어음을 할인할때 최영희씨나 이철희씨등의 배서(지급보증)를받았다. 또 비슷한 금액만큼의 견질어음도 같이 받았던것으로 드러나 현재 미회수어음의 상당수는 예비역장성들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있다. 예비역장성들이 이같은 방법으로 장씨부부에게 떼인돈은 최소50억원에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한편 예비역장성들이 장씨부부에게 돈을 떼일정도로 많은 돈을 어떻게가지고 있었느냐도 관심을 끌고있다. 또 이들이 아무리 군의 명예와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한 반대급부가 있지않는한 수억원대의 돈을 쉽사리 내주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상당한 정도의 돈을 가지고 돈놀이를 하려는 목적이있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어쨌든 지난82년에 고위권력자의 친인척을 들먹거리며 배후를 과시했던장씨부부는 이번엔 한평생을 군에서 보낸 예비역장성들의 주머니돈까지끌어모아야할 정도로 "전락"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 와중에서 사격에 "일가견"이 있는 별들이 엉뚱하게 유탄을 맞고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