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중화학제품 수출 쾌조의 스타트 .. 일단 '파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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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출전선에 일단 "파란 불"이 켜졌다. 작년말 일부 업체들사이에 나타났던 "밀어내기"현상에도 불구, 올1월중수출은 전년동월보다 14%나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월간 증가율이 작년11월이후 3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를 나타냈고 1월실적으로는 처음 6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록도 세웠다. 1월중 수출은 또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 일본등 선진국시장과 섬유등경공업품부문에서도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동남아 동유럽등 일부 특수시장과 반도체 자동차 조선등 몇몇중화학제품의 호조에 의존해온 추세에서 수출의 전반적인 회복세로 확산될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홍건상공자원부 상역국장은 "미국의 경우는 확실한 증가세를 계속하고있고 일본시장에서도 수출회복세가 가시화되고있으며 품목별로도 경공업제품이 1월중 평균5%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년 4.4분기이후의 수출회복세가 올초에도 이어지면서 일단 산뜻한 출발을 했다지만 이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의문이다. 이는 최근의 수출호조가 우리업계 스스로의 경쟁력향상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다분히 엔고등 외생변수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는 점과도 맞물려있다. 반도체와 선박등 일부 중화학품목을 빼고는 대부분이 일본엔화의 강세와국제원자재약세 금리안정세등 최근 두드러지고있는 이른바 "신3저"덕을보고있는게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국등 선진국시장이 뚜렷한 경기회복세를타면서 수출환경이호전된 덕도 톡톡히 보고있다. 삼성물산 원경하이사는 "미국경기의 회복에 따라 그동안 계속돼온 미달러화 약세가 강세로 돌아설 조짐이 나타나고있으며 이 경우 국제금리도다소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엔고로 고전해온 일본업체들이전열을 가다듬을 경우 우리업계가 누려온 반사이익은 반감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종합상사등 대형 수출업체들의 탈경공업추세도 올 경공업 수출경기의 회복을 점치기를 어렵게 만들고있다. (주)선경 이인상전무는 "의류 신발등 경공업제품은 일부 고부가제품을빼고는 전부 중국등 제3국상품을 조달해 해외시장에 내다파는 3국간거래로돌리고있다"며 "우리상품의 구조적 경쟁력향상이 이뤄지지않는 한 이같은추세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강 섬유제품등을 주로 수출하고있는 코오롱상사의 정용호이사는 "미국유럽등 주종시장 바이어들이 엔고에 따른 우리제품의 가격메리트를지적,단가인하를 요구하는등 더욱 수출여건이 악화되고있다"고 말했다. 올1월 수출입동향의 또다른 특징은 수출과 아울러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동반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연초에는 수출보다 수입규모가 큰 현상이 반복돼왔다지만 올1월엔특히 전년동월대비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20%를 기록,"겅기과열"에 대한 우려와 함께정부가 장담한 "통관기준무역수지균형"이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작년에는 1월에 끼어있던 사흘간의 설연휴가 올핸 2월로 미뤄지는바람에 올1월의 통관일수가 작년1월보다 사흘 더 많았다는 점이 수출입"동반급증"의 한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더욱이 수입쪽에서는 올1월부터 발효된 수입관세의 인하를 기다린 일부대기성 수입물량이 1월중 집중적으로들어왔고 설날특수를 겨냥한 수입도크게 늘었다는 특징이 지적될 수 있다. 또 반도체및 자동차용 설비와 수출용 전자부품및 기계부품등의 수입이크게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품목이 수출을 주도하고있다는 점을감안하면수입의 급격한 증가를 반드시 우려할 일만은 아니라는게 정부쪽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