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공협상' 너무 서두른다..'대통령방중전 타결'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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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중항공회담의 조기타결만을 앞세워 협상을 서두르고 있어 자칫하면 회담결과가 우리에게 실익이없는 껍데기 항공협정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외무부및 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께 제5차한중항공회담을 열고 서울~북경간직항로 개설등에 관한 항공협정을 타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회담에 앞선 실무협상에서 지금까지 우리측이 주장해온 북경이외의 2~4개 정기노선동시개설 화물기취항 영공통과 이원권행사등을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요구사항을 종전입장에서 이처럼 물러선것은 중국이 서울~북경간 직항로상의 관제이양점을 우리측 주장인 동경1백24도로 양보하는 대신 나머지 사항들에 대해 중국안에 합의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온데서비롯되고 있다. 이와관련, 교통부관계자와 항공전문가들은 이번 항공회담에서 이원권행사와 중국영공통과항로이용권등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을 받아내지 못한채서울~북경직 항로 개설 서울~상해 전세기운항등의 방식으로 단순하게 매듭지어질 경우 실익이 없을뿐 아니라 앞으로 중국노선에 실제 취항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상당한 고충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상해노선은 지금과 달라질것이 전혀없는데다 현재 도쿄~상해 코리도(항공통로)를 통해 운항되고 있는 서울~텐진노선의 경우 북경 직항로개설로운항시간이 다소 단축되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인 골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관제이양점의 경우 중국측이 양보한 것이 아니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60년대에 이미 결정한 것"이라며 "이를 보장받는다는 이유로 우리가 요구해온 영공통과 화물기취항 이원권행사등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당초 중국측 요구를 수용치 않기로 했던 우리 정부가 이처럼 양보한 것은 최근 김영삼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앞두고 항공회담의 조기타결에만 집착, 서두르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있다. 항공업계도 "국적항공사들의 국제경쟁력향상과 내국인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북경이외에 상해.심양.광주.청도등에도 동시에 정기노선을 개설하고 화물기취항및 중국영공통과.이원권행사등을 반드시 관철, 실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부의 한관계자는 "우리정부가 이처럼 항공회담타결을 서두르자 중국이지연전술을 쓰며 협상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며외무부가 주축이된 정부협상단의 조급한 협상자세가 장기적인 실익을 얻는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중국측에 큰 이득이 되는 "내국인의 중국여행제한철폐"를 한중항공회담에서 협상카드로 쓰지않고서둘러 확정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항공전문가들은 한중항공회담이 중국측 요구대로 끌려가는 것은 정치적관점에서 항공회담의 조기타결을 서두르는 것외에 회담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업계의 의견 수렴이 미흡하고 중국내부에 대한 정보부재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