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독주선호

중국의 하나라 우왕때 의적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어 왕에게바쳤다. 왕은 그 술을 마셔보고 난 뒤 후세에 반드시 술로써 나라를망치는 자가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의적을 멀리했다. 그리고선왕은 그 술을 없애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왕의 예견은 적중했다. 하나라의 마지막왕인 걸, 그 다음 왕조인은나라의 마지막왕인 주는 주색에 빠져 나라를 망쳤으니 말이다. 그러한 역사적 유례들이 수없이 반복되어 왔는데도 술은 양의 동서를가릴것없이 시대가 흐를수록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기호식품으로정착되기에 이르렀다. 후대의 문인들이 남겨높은 술예찬론들에게 그것은확인된다. "꽃사이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니/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되었다/달도 그림자도 술이야 못마시지만/그들과 더불어 이 불밤을즐기리로다/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춤춘다"중국 당나라때의 시성 이백의"월하독작"에서 술은 인간과 자연을 합일시켜 주는 매개체다. "술은 입으로 들고/사랑은 눈으로 든다/우리가 늙어서 죽기전에/참이라깨달을 건 이것뿐이라/나는 왜 입에 잔을 들면서/그대를 바라보고 한숨짓는가"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의 "술노래"에 나타난 인간의 음주욕은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애욕과 대등한 욕망으로 묘사된다. 2차적인 술의 철학을 떠나서라도 인간이 생활해 가는데 있어서 음주가갖는 이점이 적지 않다. 근심과 걱정,슬픔과 노여움을 떨쳐버리는데 더없는 약이 된다. 서먹서먹하거나 어색하게 된 사이에도 마음을 털어놓게만들고 지혜를 짜낼 예지를 번뜩이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약이 되기는 커녕 독이 된다. 언행에서실수가 생기고 그것이 끝내는 자신과 가정을 망친다. 오죽하면 영국의속담에 "술은 처음에는 벗,다음에는 적이 된다"는 말이 있게는가. 술의 양선성에는 불구하고 음주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그런데 우리 국민의 지난해 전체 음주량이 92년보다 줄어들었다는소식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볼수만은 없는 것 같다.도수가 낮은 막걸리와 맥주의 소비량이 줄어든 대신에 소주와 위스키등독주의 음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육식생활 패턴으로 전환된 결과인지,술중독인구의 증가 탓인지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