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이어 중국도 민항기개발 추진..최대시장으로 부상

"아시아지역 항공기산업의 주도권을 잡아라" 한국과 일본이 최근 중형항공기 개발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있는 가운데 중국도 민간여객기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을 세워놓고있어 아시아지역 항공기시장을 둘러싼 3국간 주도권경쟁이 뜨거워지고있다. 특히 이들 3국은 모두 국제공동개발방식으로 항공기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있어 오는3월 김영삼대통령의 일본및 중국방문이후 이들국가의 합종연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대해 항공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우리정부는 98년까지 2천5백40억원을 개발비로 투입,터보프롭방식의50~1백인승급 중형항공기를 개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를위해2010년까지 항공기수요가 5백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중국과우선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정부는 김대통령의 중국방문이전에상공자원부 항공관계자들을 중국으로 파견,항공기공동개발및 공동생산공동판매방안을 마련키로했다. 반면 일본은 개발비 8백억엔 규모의 터보팬방식 80인승급 중형항공기개발계획(YSX프로젝트)을 추진중이다. 일본은 60년대초 60인승항공기 YS-11개발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협력해 첨단항공기를 개발,아시아시장을 석권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항공기수요가 많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우고있다. 중국항공공업총공사(AVIC)는 자국의 항공기판매시장을 내세워 한국 일본을 비롯 미국 유럽지역업체들과도 공동개발을 모색하고있다. 국내에서만도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한라중공업등과 항공기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각각 교환하는등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있다. "중국에는 MOU사업부가 있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중국은 많은 외국업체들과 양해각서를 교환,이들업체간의 경쟁을 통해 돈이 적게들고 효과적인 개발방안을 찾고있다. 한국 일본 중국의 이같은 항공기사업계획은 막대한 아시아지역의항공기수요를 겨냥하고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2천km 이내에전세계인구의 4분의1 이상이 몰려있고 경제성장속도가 빨라 21세기 최대의항공기시장으로 부상하고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보잉,유럽에어버스,네덜란드포커사등에 이같은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수 없다는게 이들 3국의 입장이다. 현재 항공산업기술수준으로는 아시아 3개국중 한국이 가장 열세에 놓여있다. 일본은 63년 YS-11개발이후 보잉사의 B767항공기개발에 15%지분으로 참여했으며 B777항공기 개발사업에도 개발및 생산의 20%를 분담하고있다. 중국 역시 80년대초 구소련 AN24항공기를 역설계해 50인승급 항공기 Y-7을 개발했으며 미맥도널더글러스사의 MD-80항공기를 면허생산한 바있다. 이에비해 한국은 아직까지 항공기를 개발한 경험이 없는 상태. F-5전투기 500MD헬기등을 면허생산한 경험밖에 없으며 민항기분야에서는부품을 제작해 납품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기술열세에도 불구,한국이 아시아지역 항공산업주도권을 잡을가능성이 없지않다는게 정부및 항공업계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국의항공기개발기술이 일본 중국보다 뒤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산업전체의기술수준은 YS-11을 개발했던 60년대 일본보다 앞선데다 시장확보능력도있는 것으로 평가하고있다. 일본은 YS-11기를 개발했으나 판매에는실패,시장성없는 민항기 독자개발에 뛰어들지 못하고있다. 정부및 항공업계관계자들은 시장이 넓은 중국이 한국을 공동개발파트너로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있다. 송건 중국국가과학기술위원회주임은 지난해말 정부및 국내항공업계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을 우선협력대상국으로 고려하고있다"고 밝혔었다. 미국은 기술이전에 인색하고일본은 침략역사 배경때문에 협력키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한국과 중국이공동개발을 추진할 경우 아시아에서 일본항공업체의 입지는 매우 좁아지게된다. 한국과 중국의 항공기분야 협력은 그러나 개발기종선정 최종조립등의문제에서 의견이 달라 합의점도달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건주임은 "1백인승 또는 그이상의 항공기를 개발할경우 빠른 속도로시장을 점유할수 있다"고 밝혀 50~1백인승 항공기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의입장과 차이를 보이고있다. 또 개발자금조달 항공기기본설계 최종조립등의문제를 놓고 의견대립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않다. 한국 일본 미국등을놓고 저울질하는 중국의 페이스에 말려들수도 있다. 아무튼 한국과 중국의 항공기분야 협력여부는 26일부터 5일간 예정된김영삼대통령의 중국방문과 이에앞서 열릴 양국정부간 실무협상에서 윤곽을드러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