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395) 제2부 대정변

가와이는 그날 오후, 아이즈번과 센다이번에 비마를 띄웠다. 사자를 급파하여 아이즈번에 대해서는 관군에 항전을 하기로 결의를 했으니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자는 제의를 하였고,센다이번에는 중립 정책을 포기하고 그전부터 권유를 받았던 오우열번동맹에 정식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였다. 그리고 같은 에치고지방에 있는 다섯 개의 번에도 사자를 보내어 자기네 번의 이번 결정을 설명하고,사쓰마와 조슈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함께 열번동맹에 가입하여 보조를 맞추어 나가자는 권유를 했다. 가와이의 권유를 다섯 번이 받아들여서 결국 에치고의 여섯 개의 번들이동시에 동맹에 가입하게 되어 오우열번동맹은 오우에치열번동맹으로 명칭이변경되고, 도합 서른한개의 번으로 늘어났다. 그러니까 정부군 측에서 보면나가오카번의 중립을 묵인하여 사이고가 말한대로 공연히 적을 하나 더 만들필요가 없었는데, 군감인 젊은 이와무라가 실수를 해서 가와이쓰구노스케라는 무서운 사나이 하나를 적 쪽으로 넘어 가게 하는 바람에 하나도 아닌 여섯개의 번을 더 적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중립노선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반유신정부 진영에 가담하여 항전을하기로 방향을 돌린 그날 저녁에 가와이는 자기와 가장 마음이 맞는세습가로인 야마모토와 단둘이 마주앉아 술잔을 나누었다. 술기운이 오르자 가와이는 약간 비분강개한 그런 어조로 말했다. "어제오늘처럼 나는 작은 번에 태어난 것을 한스럽게 생각한 적이 없었소.정말 통탄할 노릇이오. 우리 나가오카번이 지금의 십배 정도만 된다면얼마나 좋을까요. 넓이도 십배가 되고,인구도 십배가 되며, 군비도 십배가된다면 능히 천하를 제압할수 있을텐데 말이오. 반드시 무력으로 제압하는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제압할 수 있을텐데.작은 번에 태어난 몸으로는 뜻을 펼 수가 없구려. 뜻을..." "가와이 도노의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너무 비관을 하시면 안됩니다. 우리는 작지만 힘이 있지 않습니까. 싸워서 이기면 되는 겁니다" "그렇지요. 이기면 되지요.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술기운에 가와이는 조금도 허세 같은 것이 없는 솔직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가드링건이 있지 않습니까.두 개나 말입니다. 가드링건 두 개면 능히 만명은 대적할 수 있다고 나는봅니다" 주기 때문에 야마모토는 가와이와는 대조적으로 좀 허황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