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노사정의 세계화 전략..박세일 서울대 교수

노총이 제기한 노사관계제도와 경제사회정책개선을 위한 노.사.정 3자실무협의기구 구성을 정부가 수용함으로써 노총과 경총간의 금년도임금협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임금협상에는 직접관여하지않지만 노사와 더불어 노사관계제도 개선문제와 물가안정,근로자주택공급확대 등의 사회경제문제를 함께 협의하고 노사의 의견을 최대한 정책에 반영하기로 결정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앞으로는 임금문제와 노사관계문제는 물론 사회경제정책전반에 대하여노.사.정대표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함께 이야기하고 필요한정보를 나누고 가능한 부문에 대하여 합의하고 합의된 것을 함께 실천하는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제는 "사회적 합의의상설화 제도화"가 필요하다. 임금협상이 시작되는 봄철에만 노.사.정이 만날 생각을 하지말고 앞으로는연중 노.사.정간의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대화의 장,협력의 장이 마련되어야한다. 임금문제뿐 아니라 물가와 고용안정문제,근로자의 교육훈련문제 등도함께 논의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운용과 경제사회개혁 프로그램,세계화를위한 기업의 신경영혁신의 문제등도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노동운동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이라든가 근로자들의 권익신장방법등에 대한 노.사.정간의 솔직한 의견교환도 있어야 한다. 종래의 폐쇄경제하에는 노.사.정간의 이해가 대립하였으나 오늘날의개방경제하에서는 노.사.정간의 이해는 일치한다. 세계화 정보화의 물결이노.사.정을 공동의 이해집단으로 묶어 가고있다. 이제는 노.사.정 모두가세계경쟁에서 운명을 같이한다. 함께 승리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즉 우리나라 인력의 지적자본(mental capital)수준,인력의 정보 기술 지식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협동적이고 참여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리고 이 공동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는 이제 노.사.정간의 보다 긴밀한대화와 공동보조가 있어야 한다.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근로자들의 권익과 이익을 장기적으로 확실하게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그들의 정보 기술지식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단기적 임금인상보다 근로자들에 대한교육훈련투자의 극대화가 근로자들에게 보다 이익이 된다. 기업도 세계화와 정보화시대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종업원의생산성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종업원의 만족없이 고객만족 없고종업원의 생산성향상없이 세계경쟁에서의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종업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업원에 대한 지적자본투자를높여야 하고 종업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동적 참여적노사관계를 만들어 내야한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국민을 잘 살게 하는 부민의최선의 방법은 국민들의 정보 교육 기술 지식 기능수준을 획기적으로높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을 세계자본과 세계기업이 탐내는 그러한최우수 노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합의의 구체적 논의대상은 많다. 예컨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권위주의적인 경영풍토와 관료적 기업문화를 가지고 과연 우리기업이세계경쟁에서 이겨나갈수 있을까. 생산 경영과 관련된 중요결정에서종업원들을 소외시키면서 종업원의 만족과 창의를 끌어 낼수 있을까. 노사대결위주의 조합의식만으로 과연 세계화시대 노동자들의 권익신장이가능한가. 임금인상에만 열중하고 생산성향상문제는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것이 과연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노동운동 모습인가. 고임금의 대기업노조가저임금의 중소기업노조의 이해를 완전히 외면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노동운동인가. 현재와 같은 불끄기 위주의 노동행정으로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는정부간의 노동정책경쟁에서 우리는 이길수 있는가. 현재와 같은 중립성과전문성이 약한 노동위원회를 이대로 두고 과연 노사관계를 규율할 공정하고효율적인 규범을 발전 정착시킬수 있을까. 노사안정의 전제가 되는 물가안정 부와 소득분배의 개산,그리고 사회보장의 확충에 우리정부는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가 등이 논의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관의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민의 이해와 협조없이는 정책의실효성을 거둘수 없는 시대이다. 또한 경영자가 아무리 노력한다하여도노의 능동적 참여와 협조없이는 기업의 발전이 불가능한 시대이다. 동시에노조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의 기업가적 혁신노력이 없으면, 그리고 관의올바른 경제사회정책이 없으면 노의 권익과 복지향상은 불가능한 시대이다. 따라서 노.사.정이 함께 공동의 세계화 구상과 세계화 전략을 짜야 한다.모두가 승리자가 되기 위해 우리나라 노.사.정의 세계경쟁력을 획기적으로높일수 있는 전략과 구상을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이것이 바로 이 시대에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합의의 상설화제도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