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대학졸업식..박숙희 <숙대 미대학장>

대학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면 그 대학의 안팎은 인산인해를 이루게 된다. 졸업생만해도 수천명이 되고 부모형제 친구 등이 보통 대여섯명씩은 오니까 일이만명쯤은 쉽게 모이게 된다. 그러자니 대학부근의 교통혼잡이 생겨 일반시민들에게까지 큰 불편을 주게된다. 대학졸업식에 사람들이 가는 이유는 졸업식에 참석하여 그동안 졸업생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그 결실로 얻어진 학위를 받는 장면을 직접 지켜보면서 마음속 깊이 졸업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축하객이 아주드문것 같다. 대부분은 졸업식이야 어찌 진행되든 상관없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식장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졸업생이 나오게 되면 몇군데 다니면서 기념촬영을 한다. 그것으로 졸업축하는 끝난 것이다. 요즘에는 졸업생들조차 아예 식장에들어가지 않는 수가 많다. 그래서 식장안의 졸업생자리가 텅텅비게 된다. 한쪽에서는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식장밖에서 가운을 입은채 군중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가족을 찾은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은 너무도 몰상식해 보인다. 이런식의 축하라면 꼭 대학에 직접가서 야단법석을 떨고 축하를 해야 하는것일까. 학부모들이 그렇게 많이 와도 내자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했나둘러보는 사람이 없다. 교수들에게 고맙다는 인사한마디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래서 교수들중에는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교수들도 졸업식장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렇게 비록 일부나마 졸업생과 교수들과 학부모가 외면하는 졸업식을 계속해야할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졸업식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학위증을 주든가 소규모의 단과대학 단위로 학위 수여를 하는 것은 어떨까.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있는 이 시기에 대학졸업식의 의미도 다함께 한번 깊이 생각해 봤으면 싶다. 진지하지 않은 졸업축하 형태 또한 반성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