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흰 코끼리..김은영 <KIST 원장>

인도산 코끼리는 보통 그 색깔이 암갈색이나 간혹 색소 결핍으로흰코끼리가 태어나기도 한다. 이런 흰코끼리는 인도나 스리랑카에서는 영스런 동물로 취급되지만 기르는데 대단히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옛날 샴의 국왕은 싫어하는 신하에게 코끼리를 하사하여 그를 파산하게 했다. 이러한 유래로 흰코끼리는 그 효용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비용을 요하는 물건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과학계에서는 투입비용에 비해 실제적 가치가 매우 적은 연구과제를흰코끼리 과제라고 자칭한다. 이러한 과제는 정부 기술개발프로그램에서종종 발견된다. 이러한 흰코끼리 과제를 방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연구계획서를사전에 철저히 심사하거나 선정된 고제의 연구과정을 엄격히 감독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규제장치가 불필요하게 지나치면 비효율을방지하기 보다는 역효과를 초래할수도 있다. 실제 우리의 경우 과학기술 출연기관에 대한 규제와 간섭이 지나쳐 연구의욕에 금이 가게하고 있다. 통상 감사가 1년에 몇차레 행해지는가 하면 개별 연구과제에 대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고 있어 연구자들이각종 행정처리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최근 귀국한 한 연구원의 불평은 미국에 있을때는 시간의 90을 연구에 쓰고 10을 관리에 썼는데 한국에 오니 70을 잡무에 쓰고 불과 30을 순수연구에 쓴다는 것이다. 우리도 모방개발에서 벗어나 독창적 기술에 도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맞고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는 연구환경이 필수적이다. 이제 우리도 지나친 간섭과 통제보다는 자유와 자율을보장하는 방향으로 과감히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