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환경경영개념 도입 서둘러야..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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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 지난 80년대까지 장미빛이었던 우리경제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적으로는 임금및 물가의 상승으로 혼미를 거듭했고 해외시장에선 후발개도국의 추격과 선진국들의 공세로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경쟁력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경제는 구조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무역여건의 변화는 경제성장률의 등락으로 즉각 연결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로 인한파고가 지나가기도 전에 다시 몰아닥친 그린라운드(GR)나 블루라운드(BR)는 UR이상으로 우리 제조업의 질적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중 GR는 환경보호를 무역규제와 연계시키는 것으로 GR의 가장 중요한이슈는 국가간 서로 다른 환경기준으로 인한 제품의 직.간접 환경비용의차이라고 볼수 있다. 이와관련, WTO(세계무역기구)에서 주도하게 될 ISO 18000시리즈(국제환경경영표준)라는 국제환경보호를 명분으로한 기술장벽의 등장은 가까운 장래에 우리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국제환경규범의 내용은 자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초월하는지구적문제가 될것이며 그중에서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화석에너지사용에 대한 기술적 제한규정이 중요한 부분이 될것이다. 우리나라는 60년대이후 경제성장과 공업화과정을 거치면서 매 10년마다에너지소비가 2배이상 증가해 왔다. 특히 80년대 후반부터는 에너지가격이하향 안정세와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생활편의 욕구의 증대로 증가추세가가속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에너지의 수입의존도는 95%에 달했고1차에너지중 화석연료의 비중은 87%에 이르고 있다. 제조업중 에너지다소비 업종으로 분류되는 1차금속 비금속광물 석유화학의비중이 35%로 일본의 1.8배에 이르고 있으며, 제조업의 에너지투입량당부가가치 창출액은 일본의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상품 1만달러를 생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7.5t(석유환산)의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2t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몇년간 저유가가 계속되자 에너지절약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이 상당히이완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대형 자동차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도시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으며, 산업체에서는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로 국제환경규제를 맞을 경우 에너지다소비업종으로 분류되는 철강 석유화학등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전산업과 경제가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반면 유럽연합(EU)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에너지이용효율향상이 에너지환경문제에 대응하고 자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최적수단임을 일찍부터인식하고, 이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관련시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92년도에 에너지정책법을 제정, 효율규제및 지원제도를 강화했으며일본은 에너지절약및 리사이클 지원법을 93년도에 신규 제정하는등 발빠른대응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등 북구 5개국은 이미 에너지탄소세를 시행하여에너지효율향상을 유인하고 있다. GR는 다른 무역장벽과는 성격이 다르다. 환경기준이 충족되지 못한 제품은상계관세나 다른 무역보복정도가 아니라 시장 접근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법 제도를 에너지 환경친화적 측면에서 서둘러 개편,시책간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UR에 따라 금지대상이 되는 각종 보조금은 에너지다소비형인기존산업을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환경개선 프로젝트등에너지 환경기반을 정비하는데 우선 투입해야 할것이다. 또 각 기업의에너지 환경설비를 집단화 복합화하여 에너지 이용효율을 제고할 필요가있다. 에너지 환경기술개발 지원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에너지및 환경관련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업은 GR의 파고를 맞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신속대응이 가능토록 조직을정비하고 환경경영의 개념을 조기 도입, 자사 생산제품의 라이프사이클에대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할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환경비용및자원재활용을 고려하여 각종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환경친화형 생산공정으로의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